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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5대 은행장…공과가 운명 가른다

  • 송고 2024.09.03 12:01 | 수정 2024.09.03 12:05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연말 임기 만료 앞두고 연임 여부에 초관심사

금감원, 내달 초 우리은행 내부통제 정기검사

금융사고난 조병규 우리은행장 연임에 ‘적신호’

신한·하나 연임 무탈…국민, 홍콩ELS 손실 발목


ⓒ연합

ⓒ연합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은행장 임기가 모두 올해 말 만료되면서 인사 태풍이 불어온다. 여기에 더해 강신숙 Sh수협은행장도 임기 만료를 앞뒀다. 금융당국이 합리적인 경영 승계를 주문한 만큼 은행들은 이달 중 본격적인 인선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은행장들의 업무 공과에 따라 운명도 갈릴 것으로 관측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장의 임기는 일제히 오는 12월 31일 종료된다. 지난해 연임(1년)에 성공한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첫 임기다.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해 임기(2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각각 지난해 2월과 지난해 7월 전임 행장의 잔여 임기를 물려받았다. 통상 은행장 임기는 ‘2년+1년’ 수준으로 사실상 3년을 채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최근 잇단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은행별로 행장 인사에 관한 해석이 다른 것으로 보여진다.


실적만 놓고 보면 5개 은행이 모두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두며 우세한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경우 상반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문제(1조5000억원),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배임·횡령 등 금융사고 발생이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에 대한 부적정 대출 문제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현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하면서 연임은커녕 제재로 받을 위기에 처했다.


사진 왼쪽 부터 이재근(58)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60) 신한은행장, 이승열(61) 하나은행장, 조병규(59) 우리은행장과 이석용(59) 농협은행장ⓒ각 은행 제공

사진 왼쪽 부터 이재근(58)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60) 신한은행장, 이승열(61) 하나은행장, 조병규(59) 우리은행장과 이석용(59) 농협은행장ⓒ각 은행 제공

올해 3년차인 이재근(58)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60) 신한은행장, 이승열(61) 하나은행장의 경우 무난히 연임할 수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 행장의 경우 올 초만 해도 1조원 규모의 ELS 손실 문제가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지만 금감원에 제시한 보상 비율을 수용하면서 사태를 수습해왔다.


이렇다보니 ELS 관련 일회성 충당 부채를 제외하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 줬다는 평이다. 최연소 은행장으로 취임해 다른 은행장들보다 젊다는 점도 연임에 유리한 입지다. 정 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사상 최대 실적으로 공을 세웠으며 임기 중 심각한 과오가 없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반면 조병규(59) 우리은행장과 이석용(59) 농협은행장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직원의 180억원 횡령사고에 이어 손 전 회장과 관련한 350억원대 부당 대출 문제로 현 경영진의 책임론이 표면화됐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금감원은 우리금융·우리은행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이날 금감원은 우리금융 측에 사전 통지서를 보냈고 다음달 초 검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부당 대출 건부터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합병(M&A) 관련 자본 적정성에 이르기까지 경영 실태 전반과 내부통제 시스템 구조를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은행과 우리금융 경영진을 두고 “더는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렬하게 질타했다. 지난달 25일에는 KBS 방송에 출연해 부당대출 의혹에 대해 “법상 보고를 제때 안 한 것은 명확하게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경영진 제재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은행만큼이나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농협은행이다. 농협중앙회와 금융지주 간 지배구조 아래 있는 농협은행의 이석용 은행장에 대한 인사에 대해서다. 농협은 2012년 금융지주 분리 후 이전 은행장들은 대부분 임기 2년에 불과했다. 2019년 말 당시 이대훈 행장이 한 차례 1년 임기를 더 받았지만 다음해 농협중앙회장이 바뀌면서 자진 사퇴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올해 3월 취임한 만큼 은행장도 임기 만료에 맞춰 바뀌는 등 인사 폭이 클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올해 들어서만 네 번의 배임·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 역시 악재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5월 “중대 금융사고가 발생한 계열사 대표이사의 연임을 제한 하겠다”고 확실시 한 바 있다.


농협금융ⓒ농협중앙회

농협금융ⓒ농협중앙회

다만 금감원에서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관계가 우려했던 것과 달리 규제 수준에서 합리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감원 검사 관련 한 관계자는 "농협중앙회가 금융당국을 의식해서인지 농협금융지주에 심각하게 인사에 관여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농협이 법 망 안에서 공과에 따라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강신숙 Sh수협은행장(64)도 임기가 연말 만료된다. 앞서 수협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은행장 공개모집 공고문’을 밝히고 지원자 모집에 착수했다. 서류접수 기간은 이달 5일까지다. 12일 면접 대상자를 통보하고, 이달 23일에 면접을 통해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최종 행장 후보로 선정되려면 행추위 위원 5명 중 3분의 2 이상인 4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강 행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17일까지다.


강신숙 Sh수협은행장ⓒSh수협은행

강신숙 Sh수협은행장ⓒSh수협은행

업계에서는 수협은행 출범 이후 첫 연임 행장이 탄생할지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첫 여성 행장인 강 행장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호평이 주를 이룬다. 올해 상반기에는 세전순이익 1857억 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목표(3300억 원)를 초과해 기록한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M&A) 성과와 구조개편에 대한 결과물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혹여 정부 측이 내려 보내는 낙하산 관료나 금융당국 출신의 새로운 인물의 등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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