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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숨기기 바쁜 우리금융, 생보사 인수 능력 불안…검사로 판단"

  • 송고 2024.09.06 11:12 | 수정 2024.09.06 11:19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손태승 전 회장 350억원대 대출 사고 관련 우리금융 대응 방식 비판

"생보사·증권사 인수 과정서도 금융당국과 사전 소통 없었다"고 질타

이복현 "은행·보험사 리스크 다른 만큼 정교하게 위험 분석했을지 불안"

"우리금융 정기검사, 규정상 지금 하는 게 맞아…시스템리스크 살필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연합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연합

"시스템 리스크가 있는 우리금융이 지주단에서 보험사 인수에 있어 정교하게 검토했는지 불안이 있다. 특히 보험사는 리스크 팩터(factor·요인)가 은행과 다른 부분이 있어 리스크를 들여다보는 차원에서 경영실태평가를 당겨서 하려는 것. (우리금융이) 포트폴리오 확장에만 몰두해 동양·ABL생명 인수합병 사실을 금융위원회나 금감원에 사전 승인 받았어야 하는데 그런 소통이 없었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이 공식석상에서 우리금융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우리금융은 생보사 인수 과정에서도 금융당국과 소통이 없었고 우리도 신문 보고 알았다"고 일갈했다. 법상 금융사의 기업 지분 인수는 매입하기에 앞서 금융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한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현행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기준 금융회사의 주식 보유목적이 단순투자이든, 경영참가이든 구분하지 않고 의결권 있는 주식을 소유하는 경우에는 모두 적용되기 때문에 의결권 있는 주식을 소유하려 한다면 해당 법률에 따라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했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이복현 원장은 사전 승인 없이 우리금융이 또 다른 금융회사 지분을 매입했다면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간주하고 있다. 가뜩이나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의혹 등이 불거진 우리금융이 비은행 인수합병 작업에서도 위법적 행위를 하게 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원장은 우리금융을 향해 "말도 안 되는 회장 관련 대출이 일어나게 한 것은 과거 일이지만 현재 경영진도 개선의지가 없는 것 같다”면서 "(금융사고와 인수합병 작업에) 대응하는 방식을 봤을 때 소위 (우리금융 조직 내) ‘나눠먹기’ 문화를 발본색원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맹렬하게 비판했다. 이는 앞서 우리금융에서 불거진 손 전 회장의 350억원 규모 부당대출 의혹을 뜻한 것이다.


ⓒ우리금융

ⓒ우리금융

금감원은 우리금융이 자체 검사에서 지난해 이 사실을 알게 됐지만 의도적으로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뿐 아니라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캐피탈 등 우리금융 계열사가 다수 연루돼 금감원이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인수합병 역량에 대해 불안하다'고 판단한 것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은행의 자산운용 측면의 것들이 다른 시스템리스크나 금융회사 중요 리스크로 전이되는 부분을 놓고 우리금융이 불안하다"면서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 과정에서도 리스크가 있겠지만 생보사 인수는 더 큰 일”이라고 꼬집었다.


생명보험업이 계약자 보험료를 적립, 운용해 보험금으로 되돌려주는 일인 만큼 정교하게 보험사 경영 내용을 분석했는지 우려스럽다는 질타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영업 확장 측면에서 틀림없이 도움이 되겠지만 보험사 리스크 팩터(factor·요인)가 은행과 다른 부분이 있어 정교하게 지주 단에서 반영됐는지 불안이 있다”면서 “금감원이 신경을 미리 썼어야 했는데 지금 문제가 되는 리스크에 또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어 경영실태평가를 당겨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경영실태평가를 통해 우리금융이 갖고 있는 경영 불확실성과 우려 요인을 면밀히 파악하겠다는 의지다. 또 경영실태평가에서 우리금융의 인수합병 역량이 검증될 것이라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공식석상에서 우리금융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복현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복현 금감원장이 공식석상에서 우리금융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복현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우리금융은 생보사 인수 과정에서도 금융당국과 소통이 없었고 우리도 신문 보고 알았다"고 일갈했다.ⓒEBN

이 원장의 발언을 종합해봤을 때 이 원장은 우리금융이 사내 문제(손태승 대출 등)를 법상 보고, 공시해야 함에도 숨기거나 침묵했다고 비판하면서, 경영상 중요 이슈인 인수합병 작업마저도 금융당국과 사전 논의 하지 않아 우리금융이 가진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진단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경영진에 직접적인 책임은 이사회나 주주가 묻는 게 맞고 저희(금감원) 몫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감독하는 측면에서 보면 그런 잘못된 운영이 결국 숨겨진 부실을 만들 수 있고 전체 수익성이나 리스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에 대해서도 "정기검사는 규정상 2~3년 내 해야 하는데 (지금이 적기) 내년에 하게 되면 3년이 지난 뒤”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전반의 여신 취급과 내부통제 체계 등을 들여다보는 이번 검사에 대해 그는 “정말 부실이 될 때까지 여신 실행이나 대장은 관여 안 한다”며 “은행의 자산운용 측면의 것들이 다른 시스템리스크나 금융회사 중요 리스크로 전이되는 일이 전 세계에서 빈번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금융지주가 과연 그 부분을 잘 했느냐는 것이지, 우리금융에 국한한 것은 아니”라면서 금융지주로서의 리스크 관리 전반을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6일 검찰은 '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된 손태승 전 회장의 처남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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