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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문제는 중국이다

  • 송고 2024.09.16 06:00 | 수정 2024.09.16 06:00
  • EBN 관리자 외부기고자 ()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은 온통 미국 대선에 쏠려 있다. 현지 시간 9월 10일 미국 대선 토론 이후 해리스 부통령의 우위가 확인됐다. 당일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는 아시아 시장에서 하락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해리스 수혜주로 분류할 수 있는 2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업체 주가가 올랐다. 반면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될 수 있는 방위산업과 은행 주가는 부진했다.


미국 대선에 가려 있지만 주목해야 하는 금융시장 변화는 국제유가 하락이다. 브렌트 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하회했다.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낮다. WTI 국제유가는 배럴당 66달러를 하회했다. 유가 하락과 함께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도 하락했다. 올해 4월말 4.7%대에 육박하던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3.65%대로, 2023년초 이후 가장 낮다.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미국과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문제로 삼고 있는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러시아는 러·우 전쟁으로 인한 재정 문제 때문에 원유 생산을 줄일 수 없다. 수요 부진의 핵심은 중국이다. 최근 발표된 8월 중국 수입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0.5% 상승에 그쳤다. 중국 부동산 가격 하락과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부담이 중국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


내수가 부진한 중국의 대안은 분명하다. 수출에 전력을 쏟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출혈 경쟁을 하더라도 수출가격을 인하해 수출을 늘리고 있다. 실제로 중국 수출은 미국 정부의 대중국 규제에도 의외로 선방 중이다. 유가 하락은 중국이 디플레를 수출하고 있다는 증거다.


디플레 압력에 직면한 중국에 비해 미국 경제는 양호하다. 미국 경제만 보면 연착륙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중국과 중국 수요에 민감한 유럽과 신흥국은 그렇지 않다. 미국 경기 둔화가 무서운 이유는 미국 때문이 아니다. 이외 다른 국가들의 상황이 더 나쁘기 때문이다.


즉, 중국 수요 부진에 따른 유가 하락은 경기에 민감한 원자재 가격과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에게 부정적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반도체주가 힘을 잃어버린 이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 경기 침체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제 주가와 금리를 낮추고 있는 것은 중국이다. 디플레 압력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내수 업종이나 방어적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너무 비관할 정도는 아니다. 유가 하락은 나중에 긍정적인 호재로 전환될 수 있다. 유가 하락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실질 구매력을 높여 준다. 과거 경기 침체 직전에 유가 수준이 너무 높으면, 그만큼 소비가 회복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유가가 떨어질수록 당장은 좋지 않다는 의미이지만, 이후 소비 회복 탄력성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경착륙 우려를 낮춰 준다.


미국 대선에 가려져 있지만 현재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힘은 중국 경기 둔화와 그에 따른 디플레 수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중국이 디플레를 수출하는 한 제조업, 원자재와 관련된 산업이 힘을 내기는 어렵다. 중국 디플레에서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거나 자유로운 내수 서비스 산업(호텔레저, 게임)이나, 방어적인 산업(통신, 유틸리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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