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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개발 '춘추전국'..."제약바이오 골드러시?"

  • 송고 2023.02.22 11:02 | 수정 2023.02.22 13:52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새로운 전성기

'확찐자' 늘고 외부활동 증가로 비만치료제 수요 급증 추세

시장확대 노보 노디스크 "연내 '위고비' 국내시판 승인 목표"

한미약품 비롯 LG화학·유한양행·대웅제약도 관련 연구 매진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세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역대급으로 팽창한 비만 관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그래픽= EBN 사진DB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세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역대급으로 팽창한 비만 관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그래픽= EBN 사진DB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이른바 '확찐자'가 불어나면서 비만치료제 수요가 크게 늘어 제약바이오업계가 역대급으로 팽창한 이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모양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외부 활동이 늘어난 소비자 움직임을 감안해 제약바이오는 기존보다 쉽고 효과 높은 제품으로 유례없는 시장 호황을 예고하고 있다,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20일 '사이언스&이노베이션'을 주제로 창립 10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내 '위고비'의 국내 시판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위고비는 노보 노디스크의 히트작인 비만주사제 '삭센다'의 후속 물질로 내놓은 약물이다.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던 'GLP-1 유사체'(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의 비만 치료 가능성을 알아본 노보 노디스크는 2014년 최초의 GLP-1 유사체 비만신약 삭센다를 미국에서 허가받았다.


GLP-1 유사체는 인슐린과 글루카곤 분비를 자극해 포만감을 상향하고 식욕을 억제하도록 돕는다. 소화기계에 영향을 미쳐 배고픔을 감소시켜 체중감량을 이끌어 낸다는 게 노보 노디스크의 설명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는 삭센다와 같은 GLP-1 유사체지만 성분이 세마글루타이드(삭센다는 리라글루타이드)로 다르고, 임상시험 결과 기존 삭센다 임상에서 나온 체중감량 효과보다 더 큰 효과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16개국에서 1961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시험(연구이름 STEP1) 결과, 치료 68주째에 환자들은 평균 14.9% 줄었다. 체중의 10% 이상 감소한 환자는 69%에 달했다. 10명 중 7명은 체중의 10% 이상 빠진 셈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노보 노디스크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노보 노디스크

기존 약물인 삭센다의 경우 3731명의 비만 및 당뇨병 전 단계 환자 대상 임상시험(SCALE)에서 1년 후 평균 9.2%의 체중감량을 기록했다. 삭센다 투여군의 92%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는데, 이 중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환자는 33%였다고 노보 노디스크는 설명했다.


또 위고비는 매일 주사하는 삭센다와 달리 일주일에 한 번만 주사하면 된다. 지난 2021년 6월 미국 FDA에서 비만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국내에선 올해 시판허가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같은 성분을 저용량으로 낮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주 1회 주사제)과 '리벨서스'(먹는 경구제)는 지난 해 국내에서도 허가됐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 역시 '마운자로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제2형 당뇨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비만 치료제로도 승인을 받아 국입하는 것이 목표다.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제파타이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 폴리펩타이드) 수용체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GLP-1과 GIP에 동시 작용하는 약물로는 세계 최초로 나왔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발표된 임상 3상(SURMOUNT-1) 결과, 비만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체중이 최대 22.5%까지 감량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마운자로 5㎎, 10㎎, 15㎎을 투여받은 환자군의 체중이 각 16%(16㎏), 21.4%(22㎏), 22.5%(24㎏) 감소했다. 위고비와 마찬가지로 주 1회 투여해 편리함을 개선했다는 평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마운자로는 GLP-1, GIP를 동시에 표적하다보니 다른 치료제들보다 좀 더 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면서 "지난 30~40년 사이전 세계 비만율이 두세배 가량 이상 뛰어 비만으로 건강을 잃거나 다이어트에 대한 니즈를 느끼는 환자들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비만 인구는 1975년 이후 3배 증가해 2016년에는 19억명의 성인이 과체중으로 조사됐다. 이중 6억5000만명이 비만 상태로 집계됐다. 이같은 배경에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30년 500억 달러(한화 약 64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보험 여부에 따라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2027년에는 최소 170억 달러(한화 약 22조원)에서 최대 1000억 달러(약 128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국내 통계도 국내에서의 비만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비만율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33.8%에서 2020년 38.3%로 1년 새 4.5%포인트 증가했다. 관련 매출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비만치료제 매출은 48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3% 늘었다. 직전 분기 463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분기 매출 신기록을 세우며 역대급 성수기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계 매출은 1302억 원으로 전년보다 20.0% 상승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비만치료제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연구에 한창이다. 한미약품을 비롯해 LG화학,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이 차별화된 작용기전으로 비만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한미약품은 GLP-1 유사체를 기반으로 삭센다와 유사한 비만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포만감 신호에 자극을 주는 경구제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외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이 식욕 감소를 겨냥한 제품 연구에 돌입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미용과 건강 이슈와 직결된 비만치료제 시장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늘면서 비만치료제 수요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공하면 글로벌 블로버스터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으로선 이 시장을 집중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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