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클라쓰"…진이 긁은 '블랙카드' 정체는?

송고 2020.03.10 15:55 | 수정 2020.03.10 15:55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연회비 250만원 현대카드 '더 블랙 에디션2'…한국서 가장 비싼 카드

"세계적 영향력 있는 뮤지션으로 초청"…VVIP마케팅 브랜드이미지↑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현대카드 더 블랙 에디션 2를 통해 결제하는 모습ⓒ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최근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이 '블랙카드'를 쓰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VVIP카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진의 블랙카드는 현대카드의 '더 블랙 에디션 2(the Black Edition2)'. 연회비 250만원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카드다. 상위 0.05%를 위한 VVIP카드를 표방한다.

이 카드는 소비자가 신청을 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현대카드가 예비 고객에게 발급의사를 먼저 묻는 '인비테이션 온리(Invitation Only·초청제)' 방식으로 발급 가능하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비롯해 8명으로 이뤄진 '더 블랙 커미티'(the Black Committee)의 심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승인될 때만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다.

10일 현대카드 관계자는 "단순하게 경제적 능력이 있다고 해서 블랙을 인비테이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회적 지위,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데 방탄소년단은 세계적 영향력이 있는 뮤지션으로 인비테이션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혜택도 VVIP카드에 걸맞게 차별화됐다.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은 동반 1인 50% 할인 또는 퍼스트 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전월 이용금액(본인+가족+법인카드) 20만원 이상 시 항공료 구매금액 기준 연간 1000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준다. 키톤, 에르메네질도 제냐, 브리오니,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투미 이용권 등 명품 브랜드 바우처도 지급한다.

제휴 골프장 회원대우 서비스도 있다. 주중 경기도 남양주 및 용인권 제휴 골프장에서 그린피 결제 시할인 혜택을 연간 1회 제공한다. 골프장 회원권을 소지했으면 해당 골프장 부킹 요청 시 대행도 해준다.

카드 플레이트는 일반 카드와 달리 플라스틱이 아닌 특수 소재로 제작됐다. 카드 재질 특성상 일부 ATM 기기 이용이 제한될 수도 있다. 일반 카드를 쓸 때는 보기 드문 점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특징은 라이프스타일 전담 매니저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다. 더 블랙 회원만의 차별화된 여행과 경험을 위한 추천 및 예약 대행 서비스를 지원한다. 각 도시를 대표하는 베스트 호텔 및 레스토랑, 문화 인사이트를 위한 갤러리, 뮤지엄 등 회원의 기호에 맞춘 여행 콘텐츠도 제공한다.

전작 '더 블랙'에 이은 더 블랙 에디션 2는 2017년 출시된 이래 '가장 비싼 VVIP 카드' 타이틀을 이어가고 있다. 그 다음으로 연회비가 높은 카드는 삼성카드 '라움 오(RAUME O)', KB국민카드 '탠텀(TANTUM)', 하나카드 '클럽원(CLUB 1)', 신한카드 '더 프리미어 골드 에디션(The PREMIER GOLD EDITION)'으로 4종 모두 200만원이다.

연회비가 높다고 해도 더 블랙 카드는 수익성이 높은 상품은 아니다. 항공권 업그레이드 혜택만 따져봐도 비즈니스석과 퍼스트석 가격차가 수백만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연회비를 상쇄할 정도다.

그 대신 현대카드는 브랜드 이미지를 고양하는 효과를 얻었다. 2003년 정태영 부회장이 취임하기 전만 해도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 직원만 쓰는 카드'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취임 후 'M시리즈' 등 알파벳과 숫자를 축으로 한 카드 포트폴리오를 론칭해 성공시켰다. 2005년 국내 최초로 VVIP 카드인 더 블랙 시리즈를 론칭, 빅뱅 지드래곤부터 방탄소년단 진까지 고객으로 끌어오며 '고급스러운 카드'라는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VVIP 카드를 보유한 고객은 이용금액 수준이 높고 연체율은 극히 낮은 사회 오피니언 리더로, 카드사 마케팅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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