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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압박 못이겨…식음료업계, 추석 목전 가격 줄인하

  • 송고 2024.09.15 08:00 | 수정 2024.09.15 08:00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추석 물가 안정 총력' 이후 식품업계 가격 조정

원재료값 하락했으니 제품 가격 내려라 "무리"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빵이 진열되어 있다.ⓒ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빵이 진열되어 있다.ⓒ연합뉴스

지난 4월 총선 전 대규모 가격 인하를 단행한 식음료업계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또다시 제품 인하에 나서고 있다.


원재료값 하락에 따른 가격 결정이라는 설명이지만 최근 정부의 '추석 물가 안정 총력전' 발표 이후 이뤄지고 있어 강제적 가격 통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식빵 가격을 평균 7.3% 내린다.


파리바게뜨는 식빵 대표제품 3종 가격을 이달 말부터 권장소비자가격 기준 200∼400원씩 내릴 예정이다.


품목별로는 '고식이섬유 1㎝ 통밀식빵'은 기존 4900원에서 4500원으로 8.2% 인하한다. '귀리가득 홀그레인 오트식빵'의 경우 기존 3900원에서 3600원으로 7.7% 낮추고 '로만밀 식빵'은 기존 3600원에서 3400원으로 5.6% 떨어뜨린다.


배스킨라빈스는 오는 23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아메리카노를 기존 2800원에서 1900원으로 대폭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아메리카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는 오후 4시부터 오후 10시에 32% 할인된 1900원에 제공한다.


앞서 해태제과, 매일유업, 오뚜기, CJ푸드빌 등은 지난달 말 먼저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해태제과는 지난 9일부터 계란과자, 칼로리바란스, 사루비아 등 비스킷 3종 가격을 평균 6.7% 낮춰 판매하고 있다. 계란과자(45g), 사루비아, 칼로리바란스 치즈 소비자 가격은 각각 100원씩 낮아졌다.


매일유업은 이달 중 스트링치즈 플레인(4개입) 제품 1종 가격을 10% 내린다.


오뚜기는 지난 1일부터 들기름 2개 제품 가격을 10.5% 인하했고 CJ푸드빌은 뚜레쥬르에서 판매하는 후레쉬크림빵, 땅콩크림빵, 완두앙금빵 가격을 오는 19일부터 평균 6.7% 내리기로 했다.


식음료업계의 이 같은 가격 인하는 최근 밀가루, 설탕, 유지류 원가 하락세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추석 물가 안정 압박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앞서 물가 안정 총력전에 나선 정부는 지난달부터 식품업계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서울에서 식품산업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식품업계 대표들에게 제품 판매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최근 설탕·밀가루 등 식품 원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롯데칠성음료·빙그레·삼양식품·샘표식품·SPC삼립·오리온 관계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가공식품은 국민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하고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분야"라면서 "국민이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식품기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가격 인상을 꺼낼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한 셈이다.


이에 식품업계는 "제품 가격 인하와 할인행사 등을 통해 물가 안정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정부가 식품업계에 물가 안정 협조를 강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에도 당시 한훈 농식품부 전 차관은 19개 식품기업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식품 가격 조정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가격 조정을 종용한 바 있다.


정부 압박이 반기 단위로 이어지면서 정부의 시장 간섭이 도를 넘었다는 불만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은 원재료 가격 결정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닌데 원가 하락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하라는 손해를 보며 장사하라는 것"이라며 "인건비와 물류유통비 등 기본비용이 오르는 상황에 가격 인하 압박은 심각한 경영 악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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