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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롯데·신세계 '상품'vs삼성물산·AK플라 '효율'…패션가 인사만사

  • 송고 2021.12.20 15:45 | 수정 2022.10.22 18:58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사업 효율화' 위해 전략전문가 전진배치

소비자 니즈 간파 위해 상품전문가 발탁


ⓒEBN

ⓒEBN


유통패션업계가 연말 인사를 단행하면서 시장 패권을 잡기 위한 각 사의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패션업계의 연말 인사 키워드는 '상품 경쟁력' 및 '사업 효율화'로 나눠지는 모습이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기업과 기업 체질 개선을 통한 지속 생존에 무게 중심을 두는 기업으로 양분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AK플라자, '사업 효율' 위해 전략전문가 전진배치


고준 신임 대표이사ⓒAK프라자

고준 신임 대표이사ⓒAK프라자

20일 유통·패션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지난 17일 AK플라자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 고준 AK홀딩스 전무를 AK플라자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기존 김재천 대표는 1년 만에 퇴임한다.


1년 만에 인적 쇄신을 단행한 데에는 지주사인 AK홀딩스가 AK플라자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강수로 풀이된다. AK홀딩스 임원인 고 전무를 AK플라자 구원투수로 전격 발탁한 것이다. 이번 인사가 지난 11월 정기 그룹 임원인사 이후 추가로 진행된 대표이사 인사라는 점에서 기존과 다른 의미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AK프라자 관계자는 "길어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사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고 신임 대표가 우선 해결해야할 과제는 실적이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직면한 영업손실 379억원(적자전환)을 흑자로 돌려놔야 한다. AK플라자는 지난 2018년 본점인 구로점을 폐점한 뒤 추가 백화점 출점 없이 지역친화형 쇼핑몰(NSC)인 AK& 신규 출점을 이어갔다. 대형 백화점과의 경쟁 속에서 중·소형 쇼핑몰에 공을 들였지만 이렇다할 실적 반등은 없었다.


유통업계는 고 대표가 베인앤드컴퍼니(Bain&Company)의 컨설턴트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K플라자에 대한 경영 진단을 마친 AK홀딩스가 조직 재편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감행할 수도 있다"면서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해 효율성 위주로 성과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태균 부사장ⓒ삼성물산

김태균 부사장ⓒ삼성물산

삼성물산도 사업구조 효율화에 상징성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15일 임원인사를 단행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김태균 경영지원담당 상무를 부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5명의 임원을 승진 발탁했다. 이날 인사를 통해 권한길 전 상해법인장, 심재원 전 재무팀장, 이무영 전 남성복사업부장, 조항성 전 마케팅1팀장 등이 상무로 승격됐다.


김 신임 부사장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경영지원 담당으로 적극적인 사업구조 효율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패션업종은 코로나 사태로 마스크 착용과 함께 비대면 생활 문화속에서 판매율이 줄어들며 피해를 본 시장 중 하나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삼성물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140억원 영업 손실에서 반전을 이끌어냈다. 온라인 채널과 메종키츠네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신명품을 성장시킨 결과 매출은 약 10% 늘어난 375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김 부사장은 199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경영진단담당, 지원담당 업무를 맡아왔다. 패션계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구조를 효율화한 삼성물산의 성공 사례가 패션업계에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F·롯데·신세계, 상품 전문가 전격 발탁


ⓒEBN

ⓒEBN

사업 효율화보다 본업 경쟁력에 공을 들이겠다는 유통·패션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곳은 LF다. LF는 김상균 부사장을 사장으로, 조보영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최근 단행했다.


김상균 사장은 LG카드(현 신한카드)를 거쳐 2004년 LG패션에 입사해 2010년부터 헤지스 사업부장, 신사부문장을 맡아 헤지스를 트래디셔널 캐주얼 시장에서 리딩 브랜드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중국 법인 대표를 맡아 중국 시장을 비롯해 베트남, 대만, 싱가포르, 몽골 등 성장성이 높은 해외시장에 헤지스를 진출시키며 글로벌 시장 사업 무대를 확대한 이력이 대표적이다.


LF는 김상균<사진 왼쪽> 부사장을 사장으로, 조보영<사진 오른쪽>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LF

LF는 김상균<사진 왼쪽> 부사장을 사장으로, 조보영<사진 오른쪽>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LF

조보영 신임 부사장은 우리나라 1세대 핸드백 디자이너다. 액세서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출신 경영자인 조 부사장은 2014년 LF에 입사해 액세서리 사업부장, 부문장 등을 거쳐 액세서리 상품본부장을 맡았다. 뛰어난 디자인 및 브랜딩 감각을 보유한 경영자인 그는 헤지스액세서리 및 닥스액세서리, 질스튜어트뉴욕액세서리 등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F 관계자는 "혁신적인 사업 플랫폼 구축과 과감한 추진력을 갖춘 인재 양성과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통한 신속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역량 강화가 종합 생활문화 기업으로 성장하는 핵심 요소라고 판단했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뤽 구아다던 닥스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닥스

뤽 구아다던 닥스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닥스

LF가 보유한 브랜드 닥스(DAKS)도 발빠른 소비자 니즈 간파와 독보적인 상품 경쟁력을 위해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9일 닥스는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버버리 출신의 디자이너 뤽 구아다던(Luc Goidadin)을 영입하고 브랜드 재정비에 돌입했다.


닥스 관계자는 "신임 CD는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브랜드 혁신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올해 일부 제품에 변화가 적용되며, 내년 봄부터 새로운 닥스를 시장에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채널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도 최고경영자 발탁을 통해 상품 소싱 경쟁력을 과시했다.


롯데백화점은 창사 42년 만에 외부인사 출신의 정준호 롯데지에프알 대표를 선임하면서 그의 주특기인 ‘명품 소싱’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진 왼쪽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사진 오른쪽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EBN, 각사

사진 왼쪽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사진 오른쪽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EBN, 각사

정 대표는 유통업계에서 손꼽는 상품 전문가다. 첫 직장 신세계백화점에서 이탈리아 지사장을 지낸 뒤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패션본부 본부장,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사업부장, 이마트 부츠 사업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며 아르마니, 몽클레르, 돌체앤가바나, 메종마르지엘라 등 40개 가까운 해외 유명 브랜드를 국내에 유치하며 상품 소싱 능력을 입증했다. 이후 그는 2019년 롯데쇼핑 패션 계열사 롯데지에프알(GFR)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신세계백화점도 패션과 상품 전문가를 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손 대표는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과 패션본부장, 신세계디에프 사업총괄 겸 영업담당 부사장을 거쳐 2016년 신세계디에프의 첫 대표이사가 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실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퇴진했다가, 올해 10월 신세계 대표이사로 백화점에 돌아왔다.


명품 전문 MD인 손 대표는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면세점 후발주자였던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시내 면세점 최초로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3대 명품을 모두 입점시켜 신세계 면세점을 조기 안착시켰다.


이처럼 백화점업계는 급변하는 소비자의 수요를 간파해 해외의 숨은 브랜드를 발굴하는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자사만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소싱 역량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신세계는 백화점을 등에 업은 차별화된 명품 소싱 능력을 과시하며 단숨에 1위 백화점으로 등극한 경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업은 남다른 상품을 들여오는 능력과 VIP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유지할 수 있는 업종"이라면서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소싱 능력은 제한적이고 정교하며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분야"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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