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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인수추진단을 꾸릴수 있을까

  • 송고 2024.09.10 14:14 | 수정 2024.09.10 14:16
  • EBN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성대규 전 신한생명 대표, 인수추진단장으로 낙점됐지만 정식 선임은 아직

정기검사 앞두고 M&A 절차 지연…당국 승인이 관건인데 단장 역할 제한적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 부당대출 사건과 별개로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추진단을 꾸려 속도를 내려 했지만 당국이 나날이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제자리 걸음 중이다. 우리금융은 성대규 전 신한생명 대표를 인수추진단장으로 낙점했지만 정식 선임부터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성 전 대표에 인수추진단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고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성 전 대표는 관료 출신이면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해 신한라이프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킨 인물로 금융당국의 승인 획득부터 인수 후 통합(PMI) 작업까지 주도할 적임자로 꼽힌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성 전 대표가 인수추진단장으로 유력하다는 말이 나올때 까지만 해도 금융당국의 우리금융을 향한 압박 수위는 이정도로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일 공개 석상에서 부당대출 관련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 "현 경영진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등 전방위로 압박했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믿는다" 등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나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거취 결정을 내리라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내년으로 예정됐던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정기검사도 다음달로 앞당겼다.


인수추진단장으로서 최전방에서 주어지는 임무는 당국과의 소통이다. 당국으로부터 자회사 편입 허가를 받는 게 먼저고 조직문화 통합이나 물리적 결합은 그 다음 문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성 전 대표가 단장이 되더라도 운신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다. 정기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당국에 인수 승인을 신청하기도 어렵다. 성 전 대표의 우리금융으로의 이동이 늦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안팎에서는 성 전 대표가 단장 자리를 고사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ABL생명 대주주와 SPA 계약만 체결했고 이후 작업은 사실상 올스톱이나 마찬가지라 성 전 대표가 단장이 되더라도 제약이 많다.


성 전 대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성 전 대표는 "지금은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우리금융도 당국이 압박이 절정으로 치닫는 가운데 선뜻 M&A 관련 의사결정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금감원 우리금융 정기검사에서 생보사 인수시 리스크를 들여다보겠다고 말한 상황에서 업계 주요 인사를 모셔 인수추진단을 꾸리기도 부담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성 전 대표를 인수추진단장으로 낙점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는 올해 마무리하는 게 목표였는데 정기검사 등으로 인해 인수 작업은 현재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인수 절차가 지연되는 사이 우리금융의 인수 비용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번 인수 기회를 날리게 되면 우리금융의 숙원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나 밸류업 계획도 무산된다. 쌓여만 가는 보험사 매물이 소화돼야 구조조정이 되고 보험업계가 성장하는데 동양생명 ABL생명까지 새주인 찾기에 실패하면 보험업계나 M&A 시장도 또 유무형의 비용만 소모하고 피로감이 쌓일 수 있다.


현재 성 전 대표는 롯데손해보험 사외이사에서 사임하고 한일시멘트에서 감사위원회 위원 자리에서도 물러나는 등 우리금융으로 이동할 준비는 마쳤다. 우리금융은 내부에는 보험 전문가나 인수합병에 정통한 인물이 없다고 보고 인수추진을 전담할 인물을 물색해왔다. 성 전 대표는 신한라이프 통합 1년 1개월 만에 임금 및 직급체계 협상 타결을 이끌어 냈다. 인수추진단장이 되면 당국의 승인 절차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 자회사로서의 안정적인 편입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성 전 대표가 인수추진단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우리생명(가칭)을 출범시킬 경우 초대 대표이사까지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동양·ABL생명의 통합법인은 자산 50조 규모로 단숨에 우리은행 뒤를 잇는 계열사로 올라서게 된다. 우리금융지주 내 상당한 입지가 있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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