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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보겠다"는 당국…우리금융, 동양생명 품기 쉽지않네

  • 송고 2024.09.04 13:51 | 수정 2024.09.04 13:57
  • EBN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이복현 "자산 확장 과정에서 리스크 없는지 등 점검"

내부통제 미비 없는지 경영실태 평가…등급 유지 관건

"총 자산 50조 초대형 딜"…깨지면 당국도 책임론 일듯

ⓒ우리금융

ⓒ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계약을 발 빠르게 체결했지만 당국이 인가 속도를 맞춰줄지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정기검사에서 우리은행의 불법대출 관련 당국의 고강도 검사를 예고하면서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에 문제가 없는지도 들여다 볼 예정으로 험난한 과정을 앞두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계약이 총 자산 50조 규모의 대형 사안인 만큼 우리금융이 리스크 반영을 제대로 했는지 여부를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대규모 인수 건인데 우리금융이 보고도 없었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번 정기검사에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미비 등으로 경영평가 등급이 하락하면 최악의 경우 보험사 인수자로서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다.


내달부터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재무 건정성·운영리스크 등 리스크 관리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 정기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당초 내년 정기검사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대폭 앞당겼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 친인척의 350억원대 부당대출뿐 아니라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합병(M&A) 관련 자본 적정성에 이르기까지 경영실태 전반을 들여다 보기 위해 일정을 앞당겼다.


금감원이 KB금융 정기 검사도 진행 중인 가운데서도 우리금융 정기검사를 진행하는 건 우리금융을 전방위로 압박해 고강도로 조사하겠다는 뜻으로 읽한다. 금융지주 두 곳을 동시에 검사하는 건 이례적이다. 금감원은 이번 사안을 두고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최고 경영진들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 "생보사 인수는 큰 딜, 리스크 반영 제대로 됐는지 점검"


불법 대출 건으로 제재를 받더라도 금융지주사의 금융 자회사 편입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동양생명·ABL생명 편입 인가를 직접적으로 제재하기는 어렵다. 다만 정기검사 결과에 따라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요소는 다분하다. 규정상 내부통제 미비가 확인돼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으면 자회사 출자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 등 자산 확장 과정에서 리스크가 없는지 등을 들여다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에서 열린 가계부채 관련 간담회에서 "생보사 인수는 큰 딜인데 우리금융의 당국 보고가 없었고 계약 체결된다는 걸 언론을 통해 알게됐다"며 "지주단에서 리스크 반영이 됐는지 우려가 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현재 경영평가 2등급인데 2등급 이상이어야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총체적 불법 대출이 드러나면서 현재 2등급을 유지하기는 사실상 힘들 수 있다.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금융캐피털 등에 대해서도 불법 대출이 없었는지 전방위로 들여다 볼 예정이다.


정기검사는 최소 한달은 걸리는 만큼 11월 이후 정기검사 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당국이 인수 심사를 하려면 내년은 돼야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우리은행 본점과 영업점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사법 리스크도 있다.


보험업계 "시장 상황 감안하면 인수 무산 가능성은 적어"


보험업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인 인수 무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금융지주가 금융자회사를 편입할 때 지주 회장의 채용비리 비자금 문제 등 때문에 심사가 지연된 사례는 있었지만 최종 무산 사례는 드물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연말까지 두 보험사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보험업계 매물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보험업계와 시장 상황, 소비자를 감안할 경우 금융당국도 총 자산 50조에 달하는 동양생명·ABL생명 M&A를 무산시키기는 부담이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단장으로 성대규 전 신한생명 대표를 낙점했다. 우리은행 사태와는 별개로 인수를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중이다. 우리금융은 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금융당국의 승인 획득부터 인수 후 통합(PMI) 작업 등을 발 빠르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성 전 대표는 관료 출신이면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 과정을 주도한 보험 전문가이자 보험사 인수 통합 과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인물이다.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는 조직문화나 화학적 결합 차원에서 모범 사례로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인수합병을 진행한 금융지주들이 인수 과정에서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었지만 최종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며 "이번 불법대출 사태의 책임소재만 명확하게 가려지면 인수가 무산되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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