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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유동성 긴급점검①] 이자보상배율 1배 아래로 추락…돈 벌어 이자도 못낸다

  • 송고 2024.08.20 16:19 | 수정 2024.08.20 16:28
  • EBN 이승연 기자 (lsy@ebn.co.kr)

GS 이니마·엘리베이터 등 자회사 잇달아 매각 추진 중

수익성 회복 미미...곳간 넘어선 차입금에 유동성 '휘청'

이자보상배율 1배…"잠재적 한계기업, 현금 확보 시급"

ⓒ연합뉴스

ⓒ연합뉴스

GS건설이 GS이니마에 이어 GS엘리베이터까지 매각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적자 사업 및 신사업 구조조정 차원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밸류에이션이 높은 자회사들의 연이은 매각 결정이라는 점에서 GS건설 유동성 위기 진압용이라는 데 무게가 더 실린다.


그도 그럴게 GS건설은 작년 4월 검단 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1년이 넘도록 수익성이나 재무적 측면에서 좀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기록한 영업 적자를 올 상반기 털어내긴 했으나 사고 이전의 수익성까지는 끌어올리지 못했다. 순차입금은 현금 곳간 규모를 크게 넘어섰고 특히 기업의 채무상환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이자보상배율(ICR)이 1배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엘리베이터 제조사 GS엘리베이터 매각을 추진한다. GS건설 측은 "아직 내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벌써 중국 업체 등 인수 기업들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각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 듯한 인상이다.


GS엘리베이터는 GS건설이 지난 2020년 설립한 자회사로, 엘리베이터 설치 및 유지보수를 '주업'으로 삼고 있다. GS건설의 든든한 지원 아래 GS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매출 341억원을 달성하는 등 외형은 성장했지만, 건설경기 침체 여파에 161억원의 적자를 내며 아직 이렇다 할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이번 GS엘리베이터 매각 결정을 적자 사업 정리 수순으로 바라보는 해석이 적지 않다.


하지만 GS건설이 GS엘레베이터와 함께 세계적인 수처리 기업 GS이니마까지 매각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연이은 자회사 매각 결정이 단순히 적자 사업이나 신사업 구조조정 차원이라는 시각은 옅어지는 모양새다.


GS이니마는 GS건설이 2011년 스페인 수처리 회사 이니마(Inima)를 인수해 세운 자회사로, 한때 GS건설 전체 영업이익의 15%를 책임진 알짜 중의 알짜 회사다. 세계적인 명성과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2021년 IPO(기업공개)까지 추진됐지만, GS건설은 결국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GS건설 신사업의 핵심 축이자, 가지고만 있어도 돈이 되는 GS이니마를 소수지분도 아닌 경영권 전부를 팔기로 결정한 데는 그만큼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M&A 업계에선 GS이니마의 기업가치를 최소 1조6000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경영권 전부 매각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한 거래 규모는 최대 2조원 이상에 이른다.


GS이니마는 GS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매각설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M&A 태핑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GS엘리베이터까지 매각 대상에 올리다보니 GS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극에 달했다는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연이은 자회사 매각이 유동성 위기 진압용이라는 해석이 따라붙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도 그럴게 GS건설은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작년 4월 검단 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1년이 넘도록 수익성이나 재무적 측면에서 좀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GS건설은 올 상반기 작년의 연간 적자를 끊어내고 164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작년 사고 이전 의 2022년 반기 영업이익(3180억원)과 비교하면 겨우 절반에 그친다. 수익성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용 자금 등을 외부에서 빌리다 보니 올 상반기 기준 총차입금은 6조원 고지를 앞두고 있다.


여기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 규모는 3조 5482억원으로 역대급을 기록 중이다. 현금 곳간은 비어가는데 차입금이 불어난 결과다. GS건설의 상반기 현금은 2조 3847억원으로, 사고 직후였던 작년 상반기(3조 4643억원)보다 더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현금흐름조차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을 보면 현금창출력은 약해졌는데 운전자금 부담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차입금이 늘면서 3년 전 7배를 웃돌던 이자보상배율도 1배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통상 1배 수준이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인식된다. 사실상의 잠재적 부실 기업으로 간주되는 셈이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GS건설은 단기 내 한계 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예년 수준의 수익성 회복이 요원한 상태에서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이라도 모아야 한계기업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시장이 GS건설의 잇단 자회사 매각을 유동성 위기의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몸값이 조 단위로 예상되는 매물을 시장에 내놓은 상태에서 추가 매물을 내놨다는 점에서 GS건설 유동성에 확실히 문제가 생긴 것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유동성을 지금 보다 좀 더 확보하는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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