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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꿀잼 쇼핑몰' 티몬·위메프·큐텐, 이제는 수사대상…본사엔 적막감만 흘렀다

  • 송고 2024.07.30 14:13 | 수정 2024.07.30 16:25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금감원 티몬·위메프 검사 인력 확대…30일 모기업 큐텐 현장검사

이날 오전 9시, 큐텐 본사 자리한 역삼동 건물 로비엔 적막감 흘러

일부 피해자만 현장 환불·일부는 포인트로 환불·상당수 환불 안돼

"민생에 직결된 큰 사건…자금추적 전문가 투입·별도 검사반 운영"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 큐텐 그룹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 현장 검사가 시작된 30일 오전 9시, 큐텐 본사가 자리한 역삼동 건물 로비는 적막감이 흘렀다. ⓒEBN 김남희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 큐텐 그룹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 현장 검사가 시작된 30일 오전 9시, 큐텐 본사가 자리한 역삼동 건물 로비는 적막감이 흘렀다. ⓒEBN 김남희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 큐텐 그룹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 현장 검사가 시작된 30일 오전 9시, 큐텐 본사가 자리한 역삼동 건물 로비는 적막감이 흘렀다. 플래시를 터트리는 취재기자들에 사진 촬영을 말아달라는 직원들의 요청이 정적을 깼다.


빌딩 안내판엔 큐텐 사명 없이 층수만 적혀 있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검찰 수사팀에 IT 및 지급결제 업무 전문가를 지원하고, 자금 추적 전문가를 큐텐 검사 현장에 합류시켰다. 티몬과 위메프는 최대 조단위 정산 지연 사태를 야기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모기업 큐텐의 앞날을 예고하듯 로비를 오가는 직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전날 티몬과 위메프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법무부는 큐텐그룹 설립자 구영배 대표를 출국금지했다. '한국 1세대 이커머스'의 말로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기자는 발길을 돌려 위메프 삼성동 본사로 향했다. 서울 오피스 메카인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 들어선 순간 기자의 머릿속에는 잊힌 한 단어가 떠올랐다. '야반도주.' 삼성동 7번출구를 나오자마자 위메프 셀러들이 써 붙였음직한 종이들이 빌딩에 붙어 나부끼고 있었다. '위메프 셀러, 소비자 여러분 뒷문으로 3층 올라오세요.' 집회와 대규모 충돌을 우려한 경찰버스는 위메프 건물을 에워싸고 있었고 몇몇 경찰들은 3층으로 오르는 이들의 신분을 묻고는 출입을 허락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 큐텐 그룹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 현장 검사가 시작된 30일 오전 9시, 큐텐 본사가 자리한 역삼동 건물 로비는 적막감이 흘렀다. 큐텐 이라는 사명은 지워져 있었다. ⓒEBN 김남희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 큐텐 그룹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 현장 검사가 시작된 30일 오전 9시, 큐텐 본사가 자리한 역삼동 건물 로비는 적막감이 흘렀다. 큐텐 이라는 사명은 지워져 있었다. ⓒEBN 김남희 기자

위메프 사무실은 말 그대로 전쟁통에 떠밀려 사람들이 떠나간 폐허 같았다. 현장에 있던 피해소비자의 말에 따르면 직원 전원 모두 재택근무 중이라고 했다. 그는 "위메프에서 300만원어치를 샀어요. 환불 조치 진행조차 못 받고 있구요. 저같은 피해자와 셀러들이 며칠간 여기서 항의했는데 이제는 생업과 직장 때문에 못나오는 실정이에요."라고 말했다.


그 피해자는 "위메프는 이미 이 사달이 날 것을 알고 있었어요. 어떻게 사태를 피해갈 지 몇달간 고민한 것 같아요. 지난 23일 회사가 셀러(와 소비자) 대응을 할 수 없으니 24일부터 위메프 전원 재택에 들어간다고 전체 회의를 했다고 해요. 그날부터 정산 지연 사태가 본격화됐어요. 저는 환불 처리 진행조차 되지 않고 있는데 다른 사람의 경우 위메프 포인트로 70여만원을 돌려받았대요. 이제 쓸 수도 없는 포인트인데. 기가 막히죠. 혹여 PC 등 증거가 사라질까봐 저와 몇 명의 피해 소비자가 위메프 사무실을 지키고 있어요. 위메프 또다른 건물엔 이미 위메프 간판이 사라졌어요."


위메프 사무실은 말 그대로 전쟁통에 떠밀려 사람들이 떠나간 폐허 같았다. 현장에 있던 피해 소비자의 말에 따르면 직원 전원 모두 재택근무 중이라고 했다. ⓒEBN 김남희 기자

위메프 사무실은 말 그대로 전쟁통에 떠밀려 사람들이 떠나간 폐허 같았다. 현장에 있던 피해 소비자의 말에 따르면 직원 전원 모두 재택근무 중이라고 했다. ⓒEBN 김남희 기자

사무실에서 만난 또 다른 이는 위메프에서 상품을 파는 셀러였다. 그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는 것은 셀러들에게 정산 해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란 얘기"라면서 "직원들 책상 위에 있는 메모글들을 읽어보면 23일 회의에서 회사가 일찌감치 백기를 들고 정산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직원들과 공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위메프 본사에 파견된 경찰은 소비자나 셀러를 보호해주는 게 아니라 위메프 사무실 현장을 지켜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직원들이 마치 피난을 떠나 폐허가 되어버린 위메프 사무실은 적막감은 물론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근무를 하다 마치 도망치듯 떠난 분위기였다. 직원들의 책상은 이번달 세일 이벤트 플랜으로 채워져 있었다.


지난 23일 회의를 기록한 직원들의 메모장의 글ⓒEBN 김남희

지난 23일 회의를 기록한 직원들의 메모장의 글ⓒEBN 김남희

지난 23일 회의를 기록한 직원들의 글들이 눈에 들어왔다.


'정산이 못나갔다. 절반이 밀린다. 8월엔 100% 밀린다. 상품권을 못 갚음. 정산은 늦긴 하지만 될 거다. 티몬 미수 4000억원(미정산 2000억원), 위메프 400억원, 티몬 재택. 7월23일 이번주 정산(18일부터 밀릴 예정), 티몬 대응 차단, 위메프 재택, 8월초 희망퇴직 예정, 회생절차 밟을 예정, 법적 싸움, 류 VS 구, 큐텐 허락 하에 (희망)퇴직자 받아라, 현 1억 차주까지 불가, 8월7일 정산과 가압류 및 기업회생) 8월초 퇴사 신중, 25일자 대형파트너사 미지급, 8월 550억원 정산 보류, 회생신청 심사 사전 할인판매.'


압구정동에 자리한 티몬 본사 역시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한 관계자는 "티몬 먼저 재택으로 전환하고 본사를 폐쇄했다"면서 "위메프는 경찰 관리를 받으며 오픈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동 티몬 본사ⓒEBN 김남희 기자

압구정동 티몬 본사ⓒEBN 김남희 기자

티몬과 위메프는 쿠팡과 함께 1세대 전자 상거래 업계를 주도해온 대표주자다. 특히 특가 세일로 소비자에 쏠쏠한 쇼핑 재미를 선사한 꿀잼 사이트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함께 경쟁하던 쿠팡은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라는 동아줄을 잡아 조단위 지원금으로 흑자와 상장에까지 성공했다. 반면 반면 티몬과 위메프는 모기업 큐텐의 무리한 확장 욕심으로 사업의 밑바닥이 드러나 버렸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환불 조치가 우왕좌왕 이뤄졌다는 점이다. 일부 피해자들만 현장 환불을 받았고 일부는 포인트로 조치를 받았으며 그마저도 받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영배 큐텐 대표는 지난 29일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자신의 사재를 털어서라도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그날 오후 티몬·위메프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위메프 포인트로 환불 받은 소비자ⓒEBN 김남희 기자 촬영

위메프 포인트로 환불 받은 소비자ⓒEBN 김남희 기자 촬영

정산 대금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소상공인들은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는 구 대표가 판매대금 지급을 위해 약속한 사재 출연을 즉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금감원은 검찰과 함께 수사 및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기존 7명으로 운영하고 있던 현장 검사반을 확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실체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자금추적 관련 전문가를 현재


검사반에 추가 합류시키고 신용카드사 및 PG사의 결제취소 절차를 처리하기 위해 별도 검사반을 파견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국민 생활과 생업에 직결된 사태인 만큼 빠르게 문제해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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