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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탐,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식품업계 '난감'

  • 송고 2023.07.10 16:03 | 수정 2023.07.10 16:04
  • EBN 신승훈 기자 (shs@ebn.co.kr)

WHO, 오는 14일 '아스파탐'…발암가능 물질 지정 예고

막걸리 업계 "인체에 무해"…식약처 등 관계기관에 자문

롯데칠성, 대체원료 사용 여부 놓고 "글로벌펩시와 협의"

無아스파탐 마케팅 등장…CU, 더본과 손잡고 '백걸리' 출시

지난 4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수. ⓒ연합

지난 4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수. ⓒ연합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로 지정할 것으로 예고하자 식품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간 아스파탐을 활용해 '제로슈거 마케팅'을 펼쳐온 식품업계는 아스파탐 사용 여부를 놓고 심사숙고하고 있다. 아스파탐을 사용할 경우 소비자 이탈이 불가피하고, 아스파탐을 제외하거나 다른 감미료로 대체할 경우 레시피 변경에 따른 비용 상승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IARC는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IARC는 암 유발 여부와 정도에 따라 물질을 5개 군으로 나눈다. 아스파탐이 분류될 2B군은 인체에 대한 연구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가 충분치 않은 경우로 '가능성'을 의미한다. 2B군에는 김치와 같은 절임 채소류와 알로에 베라 등이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낸다고 알려진 인공 감미료로 '제로슈거 마케팅'의 중심에 선 물질이다. 실제 최근 유행하는 제로 청량음료를 비롯해 다양한 가공식품의 감미료로 쓰이고 있다. 아스파탐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최근 "외국과 비교해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오는 14일 WHO 공식 결과가 나오면 세부 사항을 확인해 관련 규정을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식약처가 지난 2019년에 펴낸 '식품첨가물 기준·규격 재평가 최종보고서'를 보면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일일섭취허용량(체중 1kg당 40㎎) 대비 0.12% 수준이다. 체중이 35kg인 어린이가 일일섭취허용량을 넘기려면 하루에 250㎖ 제로 콜라(아스파탐 43㎎ 함유 기준) 33캔 이상을 마셔야 한다. 체중 60㎏인 사람은 아스파탐 72.7㎎이 함유된 막걸리(750㎖)를 하루 33병을 마셔야 일일섭취허용량을 초과하게 된다.


당장 WHO의 발표를 앞두고 막걸리 업계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장수와 국순당, 지평주조 등 주요 막걸리 업체는 일부 제품에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다. 막걸리 업계는 아스파탐이 제품 제조 시 0.1% 수준만 사용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스파탐 사용 배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막걸리 업계는 WHO 발표에 앞서 식약처 등 관계기관과 접촉해 자문할 예정이다. 막걸리의 경우 일반 식품과 달리 실험분석과 실질검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규제당국과 사전 교감을 하기 위해서다.


청량음료 업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롯데칠성음료는 대체원료 사용 여부를 놓고 글로벌펩시 측과 협의 중이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콜라 제로슈거 3종(라임·망고·블랙)에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2005년 '코카콜라 제로' 론칭 당시 아스파탐을 사용했지만, 이후 아세설팜칼륨과 수크랄로스로 감미료를 대체하면서 현재는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제과 업계도 아스타팜 대체 원료 찾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제과업체 중에선 오리온과 크라운제과 제품 일부에 아스파탐이 포함돼 있다. 오리온의 경우 제품에 평균 0.03% 수준의 소량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스파탐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업계에선 '무(無) 아스파탐' 마케팅도 등장했다. CU는 최근 더본코리아와 협업해 아스파탐을 넣지 않은 '백걸리'를 출시했다. 일반적인 막걸리가 단맛을 내기 위해 아스파탐, 사카린나트륨, 수크랄로스 등 인공 감미료를 사용하는 데 반해 백걸리는 쌀, 물, 발효제만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을 다른 감미료로 대체할 경우 레시피가 변경돼 결국 맛이 변할 수 있다"면서 "입맛이 까다로운 소비자들은 맛의 차이를 금방 알아차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스파탐은 소량으로도 단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었지만, 대체제를 사용할 경우 제조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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