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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사 상반기 성적표 '방긋'…원가 올라 힘들다? 주장 힘 잃어

  • 송고 2023.06.27 11:08 | 수정 2023.06.27 11:15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원가 부담에 가격 인상 결과가 '수익성 상쇄' 아닌 '사상최대 이익'

제품가격에 원가 외 물류·인건비 포함되지만 "조정 불가한건 아냐"

"비용 안정화 요인 커질 경우 식품업계, 가격 조정 방안 내놔야"

원가 부담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식품업계가 2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

원가 부담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식품업계가 2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

원가 부담에 제품 가격을 어쩔 수 없이 올려야 한다는 식품업계의 주장에 힘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과 물류·인건비 등이 올랐다는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린 식품 업체들이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식품업체들이 원자재값 상승에는 즉각 가격을 올리면서도 원자재값이 떨어질 때는 관망으로 일관하면서 수익성 확보에만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섞인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추정 기관수 3곳 이상이 예상한 13곳의 국내 식품 기업은 전년 대비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원·부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두 자릿수 올렸는데, 원가부담이 늘었다고 하면서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셈이다.


지난 2년간 3차례 이상 제품 가격을 올린 라면 업계가 대표적이다. 농심은 역대 최고 2분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의 2분기 실적 예상치는 매출액 8600억원, 영업이익 34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3.7%, 701.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수준으로 나올 경우 매출액은 2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2020년 2분기(414억) 이후 역대 2위를 기록하게 된다.


농심은 지난해 9월 원가 부담과 인건비 등을 이유로 라면 가격을 11.3%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꼽혔던 소맥·팜유 등의 가격도 지난해 말부터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농심의 연간 실적 향상에 힘을 싣는 요소다.


농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수입 소맥 가격은 1000㎏당 266달러로 지난해 말(332달러) 대비 19.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입 팜유 가격도 1000㎏당 953달러로 지난해(1254달러) 대비 24.0% 줄었다.


지난해 오뚜기를 제치고 라면 업계 2위를 탈환한 삼양식품도 라면 값 인상 판가 인상 효과가 더해지며 호(好)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식품은 올 2분기 매출액 2845억원, 영업이익 29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1.4%, 9.1% 늘어나는 것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1월 라면 가격을 9.7% 상향 조정했다.


빙과·제과 시장도 마찬가지다. 점유율 1위 기업 롯데웰푸드는 올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1조849억원과 영업이익 52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합병 전인 지난해 2분기 롯데제과 실적과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91.1%, 110.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빙그레도 두자릿 수 실적 상승세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빙그레는 올 2분기 매출액 3989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5%, 15.0% 증가할 것으로 내다 봤다.


앞서 롯데웰푸드와 빙그레는 올해 초부터 빙과류와 과자류 등의 제품 가격을 순차적으로 올린 바 있다.


식품업체들은 급격한 원가 상승을 이유로 앞다퉈 제품가격을 올렸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이를 반영한 회사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소맥(SRW) 가격은 1t당 227.7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45.69% 내렸고, 지난달 국제 대두유 거래 가격도 1095.02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0.58% 내렸다.


그럼에도 식품업계는 당장 판매 가격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격을 구성하는 요인이 원재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품가에 포함되는 물류비·인건비 등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원가 부담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공식품의 가격 조정이 어려운데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가격 조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에 원가만 반영되는 것이 아닌 만큼 가격 인하 요인이 생기더라도 곧바로 반영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가격 조정은 제품 할인이나 1+1 같은 네고(네고시에이션·negotiation)정책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두(콩)·소맥(밀)·옥수수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은 물론, 물류비가 하반기부터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가격 조정 요구는 더 커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가 하락이 이어지더라도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하반기 원재료 가격 하락에 물류비 등 가격 부담 요인이 더 늘어난다면 식품업체들도 가격 조정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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