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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대체로 싸다, 한우 빼고”…설 장보기 체험기

  • 송고 2023.01.19 10:30 | 수정 2023.01.19 10:35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한우 1+ 등심 100g, 마트 1만1000원·시장 1만5000원

파격 할인 붙으면 마트가 시장보다 50% 이상 저렴해

18일 이마트 공덕점에서 한우 1+ 등심을 4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ebn

18일 이마트 공덕점에서 한우 1+ 등심을 4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ebn

올해 설 명절 장바구니 물가는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20% 가까이 저렴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소비 현장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았다. 실제 판매장을 돌아본 결과 최근 가격 하락으로 ‘가성비 품목’에 이름을 올린 한우는 시장보다 대형마트가 더 저렴했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전통시장 37곳과 인근 대형마트 37곳을 대상으로 설 제수용품 27개 품목에 대한 가격비교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통시장은 평균 27만656원, 대형마트는 평균 32만9473원으로 5만8817원(17.9%) 저렴하다고 밝혔다. 이 중 육류는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19.1%나 더 저렴하다고 조사됐다.


그러나 판매 현장에서는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전일(18일) 방문한 이마트 공덕점에서는 한우 1+ 등급 등심 가격은 316g에 3만5960원 언저리로 판매 중이었다. 100g당 1만1900원 수준이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도 한우 1+ 등급 등심 가격은 321g에 3만3000원 수준이었다. 100g당 1만1000원인 셈이다.


이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한 평균 가격에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축산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1등급 등심은 ㎏당 9만8590원으로 1년전(11만2490)에 비해 12.4% 하락했다. 100g당 가격으로 계산하면 9850원인 수준이다. 평균 가격 대비 마트 판매가는 2000원 정도 비싼 것이다.


앞선 조사결과대로라면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한우 가격은 마트 판매 가격인 3만6000원보다 6800원(19%) 가량은 저렴해야한다. 하지만 시장가격은 오히려 25% 이상 비쌌다.


이마트 공덕점 바로 인근에 있는 공덕 시장 내 정육점에서는 한우 1+ 등급 등심을 한 근(600g)에 9만원에 판매 중이었다. 100g당 가격은 1만5000원이다. 이는 이마트 한우보다 26% 비싼 수준이다. 조금 더 떨어진 아현 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시장 내 정육점에서는 한 근에 8만4000원이었다. 100g당 1만4000원으로 마트가격보다 17.6% 비쌌다.


일반 상품가에서도 많게는 26%나 차이나는데 마트 할인가가 적용된 상품일 경우 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날 이마트에서는 같은 등급 같은 부위에 파격 할인가를 붙인 상품을 동시에 판매 중이었다.


해당 상품 가격은 328g에 기존 3만7326원에 판매중인 상품을 40% 할인한 2만2395원에 낮춘 것이다. 100g당 가격은 6927원에 그친다. 축산평가원이 발표한 한우 1등급 등심 평균 가격 보다 30.6%나 저렴한 수준이다. 시장 가격과 비교하면 54.4%나 저렴하다.


시장과 마트에서 한우 가격 차이가 나는 데는 유통비 절감 능력 탓이다. 산지에서 바로 팔 수 있는 농산물과 달리 축산물인 소고기는 도축하고 부위를 구분 포장하는 가공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보다 유통비를 낮추는데 한계가 크기 때문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매출 감소를 우려한 대형 마트들의 파격적인 할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의 방문률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 고물가 여파까지 덮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자 대형마트들은 경쟁적으로 ‘최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마트 고기코너에 한 판매 직원은 “(마트에서) 최근들어 먹거리 할인 행사를 많이 하고 있다”며 “설 앞두고는 할인 폭이 더 커진 거 같다. 아무래도 할인을 많이 하면 사가는 분들도 많아 마트에서도 할인 행사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우 가격 하락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우협회는 산지 한우 출하가 하락세가 2025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한우 도축 마릿수는 약 94만 마리 내외로, 지난해보다 11%, 평년보다 22%가량 늘면서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 2024년에는 도축 마릿수가 101만5000마리로 올해보다 7.5% 늘어 한우 가격이 폭락한 2013년(96만마리) 수준을 초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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