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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것도 없는데”…식품업계, 정부 가격인하 압박에 ‘한숨’

  • 송고 2024.07.23 11:01 | 수정 2024.07.23 11:02
  • EBN 신승훈 기자 (shs@ebn.co.kr)

이익률 한자리 불과…가격 내린 CJ제일제당·동원F&B도 5% 미만

정부, ‘식품업체 낙인찍기’ 돌입…매 분기 ‘물가 감시 리포트’ 발표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6월 26일 가공식품·외식 물가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제공=연합]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6월 26일 가공식품·외식 물가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제공=연합]

식품업계가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한숨짓고 있다. 정부가 ‘물가 안정’ 기조를 강조하면서 연일 식품업계에 가격을 낮추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는 “수익성도 담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가 인상에 대한 부담만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물가 불안 품목 등에 대해 ‘소비자 물가 감시 리포트’를 매 분기 발표하기로 했다. 식품업계의 불합리한 가격 인상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리포트에는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용량을 줄인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나 원재료 가격 인하에도 가격을 유지하거나 되레 인상한 품목들이 담길 예정이다.


그간 식품업체 팔을 비틀어 가격 인하를 압박한 정부가 이제는 사실상 ‘낙인찍기’에 돌입한 것이다. 정부의 낙인찍기 시도에 식품업계는 속앓이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올라 경영 부담이 큰 상황에 ‘가격 인상’이란 말은 꺼낼 수도 없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식품업계가 불만을 제기하는 공통분모는 ‘영업이익률’이다.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영업 활동 성과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뜻한다. 식품업계는 한목소리로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언급하고 있다. 타 업종 대비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의미다.


KIET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주요산업통향지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담배(25.2%), 반도체(16.2%), 정밀기기(14.5%), 의약(12.6%), 통신기기(11.5%) 부문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음식료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4.4%에 그쳤다. 이는 제조업 평균인 6.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실제 지난해 주요 식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4%로 전년(5.5%) 대비 1% 하락해. 대상의 영업이익률은 3%로 전년(3.4%) 대비 소폭 감소. 동원F&B는 3.8%로 전년(3.1%)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5%는 넘지 못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신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3.2%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영업이익률은 5%를 넘긴 6.5%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전년(7.8%) 대비 1.3% 떨어진 수치다. 오뚜기는 7.3%로 전년(5.8%)보다 소폭 상승했고 롯데웰푸드의 영업이익률은 4.3%로 전년 대비 0.8% 늘어났다. 동서식품의 영업이익률은 9.5%로 10%에 육박하면서 체면치레했다.


식품업계의 저조한 영업이익률은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설탕·밀가루 가격을 낮춘 CJ제일제당과 수산물 가공품 가격을 낮춘 동원F&B의 영업이익률은 5%를 넘지 못했다.


식품업계는 정부의 물가 관리 정책에 공감하면서도 인건비, 유류비, 물류비 부담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원재료값이 떨어졌다고 해서 제품 가격을 내리기는 어렵다”라면서“제반 비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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