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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몸집 불리기 경쟁…"글로벌 경쟁력 저하 원인"

  • 송고 2024.09.16 07:00 | 수정 2024.09.16 07:00
  •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2016년부터 자기자본 연 9.4% 증가…규모의 경제 비용 절감 13%→29%

“대형사간 자기자본 경쟁 심화로 해외 진출 효율적 산업구조 촉진 못해”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EBN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EBN

국내 증권업계가 빠르게 대형화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시현했고 자본시장의 효율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와 함께,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 심화로 이어졌으며 증권사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 등 총 9개사다.


2013년 5개사가 종투사로 지정됐고, 이후 2016년 11월부터 종투사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 교보증권 등도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내세운 상태다.


종투사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종투사 인가를 받고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초대형IB 지정을 받을 수 있다. 초대형IB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5개사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국내 증권사의 효율성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2010년과 2016년 사이 35조5000억원에서 43조7000억원으로 연 3.8%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016년에서 2022년(68조4000억원)까지 연 9.4%의 성장률을 보였다. 종투사와 초대형IB 인가를 위해 자기자본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기자본 증가는 증권사 규모의 경제로 이어졌다. 2010~2016년보다 2017~2023년 증권사 전체 규모의 경제 지표가 평균 0.17 만큼 낮아졌다. 특히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사의 경우 평균 0.87에서 0.71로 하락함에 따라 규모의 경제로 기대할 수 있는 비용 절감이 13%에서 29%로 커졌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선임연구위원은 “2010년대 후반에 규모의 경제가 더 큰 이유는 자기매매 및 투자은행 부문의 경우 그 성장에 비례해 전문인력과 백오피스 등과 관련한 운영 비용이 크게 요구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또 신NCR 방식으로 개편된 자본규제도 대형사에 높은 자본 활용을 허용하기 때문에 증권사의 규모의 경제를 확대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사의 규모의 경제는 더 큰 초대형IB로 성장하면서 평균 비용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금융당국도 대형화의 이러한 이점을 기대하고 초대형IB를 촉진해왔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이나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이 있었던 2016년 이후 증권사들은 자체 자기자본 확충에 기대 대형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종투사 수만 빠르게 증가하면서 당국이 기대한 초대형IB의 등장은 더디고 대형사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대형화 방식은 대형사 간 자기자본 경쟁을 촉진하고 있어 증권업 전체로 볼 때 자본의 중복 투자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당국의 증권사 대형화 정책이 규모의 경제에 따른 효율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했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시장 분할, 대형사의 해외 진출 등이 가능한 효율적인 산업구조를 촉진하지 못하고 대형사 간 경쟁을 심화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그동안 증권사들이 주로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하는 자본영업이익 추구가 이전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증권사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리스크 관리 문제가 불거졌고, 주가연계증권(ELS) 등은 투자자보호 등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영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특히 대형사보다 중소형사가 높은 비용으로 영업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중소형상의 자본영업 수익성은 대형사보다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위원은 “중소형사는 자체의 자본영업 효율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최적의 영업전략과 규모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IT 투자와 전문인력의 확충은 새로운 시장 개척을 촉진하고 증권사 내부 효율성을 향상하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IT를 활용해 고비용 구조로 인해 아직 확장하지 못한 자산관리나 기업 재무자문 등의 시장을 개척해 볼 수 있다”며 “전문인력 투자도 단기적으로 수익을 크게 창출하지 못하고 상당한 비용이 요구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증권사 전문화와 특화·평한·고수익 사업부문을 개척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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