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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주장 사고, '페달 오조작' 결론에도…'불신'의 뿌리는

  • 송고 2024.09.11 15:00 | 수정 2024.09.11 15:03
  • EBN 박성호 기자 (psh@ebn.co.kr)

국과수 5년간 364건 급발진 의심 신고 분석 발표

분석 불가능 車 제외…모두 '페달 오조작' 원인

일부 전문가, 'EDR' 신뢰성 지적…우리나라 '유일'

"페달 블랙박스 판매 위해 '공포 조장" 비판 쏟아져


ⓒ연합뉴스

ⓒ연합뉴스

급발진 주장 사고 대다수가 '페달 오조작'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여전히 급발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과학적 결론마저도 신뢰할 수 없다며 페달 블랙박스 의무화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불신의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의 '공포 마케팅'을 꼽는다. 페달 블랙박스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몇몇 전문가가 연속적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태우고 저렇게 운전할 수 없다"는 등 비과학적 논리를 설파하며 페달 블랙박스 구입을 추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그들이 주장하는 페달 블랙박스 설치는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며, 급발진 주장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밟고 있는 페달에서 발을 떼라고 강조한다.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급발진 의심 사고 분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 6월까지 총 364건의 급발진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국과수가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차량이 완전 파손돼 분석이 불가능했던 경우(42건)를 제외한 나머지 사고(321건) 모두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원인이었다. 사실상 급발진 사고는 없었다고 분석한다.


급발진 논쟁을 달아오르게 만든 건 지난 7월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참사다. 운전자는 줄곧 급발진을 주장해 왔으나, 페달의 남아 있는 신발 흔적과 EDR(사고기록장치), CCTV 등 분석에 따라 검찰은 가속페달 오조작으로 결론 내렸다.


이 외에도 급발진을 주장하던 사고차에 탑재된 페달 블랙박스 대다수가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을 증명하고 있다.


급발진 주장 사고는 페달 오조작 및 운전자 운전 미숙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급발진은 존재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이 사실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급발진을 대하는 여타 글로벌 국가의 인식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급발진 논쟁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한 해 3000건 이상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발생하는 일본에선 차량 결함으로 차가 스스로 튀어 나갈 수 있다는 의미인 '급발진'이라는 용어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급가속' 또는 '페달 오조작 사고' 등의 용어가 일반적으로 통용된다.


기본적으로는 운전자의 휴먼에러에 의해 사고가 발생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혹여 사고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한다면 오히려 솔직하지 못하다라며 비난하는 여론이 있을 정도다.


더욱이 일본에서는 페달 오조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달 오조작 방지시스템을 2012년부터 도입해 이에 대비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신차 가운데 이 장치를 탑재한 차는 93% 달했으며, 사고율 역시 10년 전에 비해 50% 가까이 축소됐다.


미국에서도 급발진이란 용어 대신 ‘의도하지 않은 가속(SUA)'이라고 명명한다. 소비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미국에서조차 아직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2009년 발생한 도요타 급발진 사건은 전자계통의 오류가 아닌 가속페달 문제로 결론 났다. 이후 페달 끼임 현상으로 급발진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보편화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급발진 논쟁이 한창이다. 이번 국과수 조사 결과에서와 같이 급발진 주장 사고 대부분이 페달 오조작으로 결론 나고 있지만, 그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급발진 논쟁이 '확증편향'에 의해 발생했다고 분석한다. 대부분 운전자 본인이 작동시키고 있는 페달이 브레이크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디어나 유튜버 등이 내놓는 자극적인 급발진 주장 영상이 확증편향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이런 영상이 자주 노출됨에 따라 순간적으로 본인이 착각, 또는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급발진 공포 마케팅'을 조장하는 몇몇 전문가들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들의 근거 없는 주장 때문에 막을 수 있는 페달 오조작 사고를 더 키우게 됐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과 유튜브 등 노출 빈도가 급격히 늘어난 교수, 정비 명장, 변호사의 급발진 주장 이유로 "신차 운전자는 더 조심스럽게 운전하기 때문에 실수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엔진 굉음과 흰 연기가 나는 현상은 급발진의 증거다", "사랑하는 가족을 태우고 저렇게 운전할 수 없다" 등을 언급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이들의 주장에 반복해서 노출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급발진은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쓴 언론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3인이 공동으로 주장하는 내용 중 하나는 'EDR'의 신뢰성 문제다. 그러나 EDR을 신뢰하지 않는 여론은 사실상 우리나라만 존재한다.


EDR은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사고 시점 이전 5초 동안의 각종 데이터를 휘발성 메모리에 기록 및 저장하는 구조다. EDR에 기록이 필요한 정보들은 각각의 제어기로부터 수신하고, 사고 차량의 EDR 분석의 핵심인 가속페달과 제동페달에 대한 정보 역시 각각 분리돼 수신된다.


결론적으로, EDR로 데이터를 보내는 각각의 모든 제어기가 한꺼번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가능성은 없다. 제어기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EDR에는 '고장', 또는 '유효하지 않은 데이터'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3인은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공통으로 주장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만큼 페달 블랙박스 시장이 활성화된 나라가 없다.


완성차 업계는 급발진을 강력하게 주장해 온 3명 가운데 정비 명장과 변호사는 직∙간접적으로 페달 블랙박스 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비판한다.


실제로 해당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급발진을 입증할 수 있는 페달 블랙박스 영상 증거 한 건만 나오면 된다"며 "페달 블랙박스를 반드시 장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페달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한 콘텐츠에서는 되려 "페달 블랙박스는 불필요한 다툼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 마음을 홀가분하게 하기 위해서 페달 블랙박스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최근 급발진을 다룬 유튜브 콘텐츠나 뉴스 댓글에는 그동안 급발진 가능성이 높다고 설파해 온 교수, 정비 명장, 변호사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확산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페달 블랙박스 시장은 전형적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게 하는 전형적인 공포 마케팅 사례"라며 "급발진 주장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밟고 있는 페달에서 발을 떼라'는 인식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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