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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 어두운 진실…대한자동차경주협회, 감춰진 투명성은

  • 송고 2024.08.29 14:43 | 수정 2024.08.29 14:43
  • EBN 김태준 기자 (ktj@ebn.co.kr)

‘투명성 결여’ KARA…세부적 지출액 확인 불가

KARA ‘결산보고서’…직접 공개 하지 않아

후원사 ‘CJ대한통운’…책임 피할 수 없어

지난해 12월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호화로운 KARA 시상식 현장.[제공=KARA]

지난해 12월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호화로운 KARA 시상식 현장.[제공=KARA]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가 기부금, 회원들의 회비를 통한 운영에도 불투명한 회계처리를 일삼고 있다. 협회의 존재 이유인 사회적가치 창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29일 관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KARA는 지난해 5억2000만원의 기부금과 보조금, 협회비, 회원 회비, 공인비 등 총 13억8568만원의 수익에도 1억4602만원의 운영손실을 입었다.


KARA는 모터스포츠 활성화 및 관련 산업 성장 육성과 대중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지난 1996년 설립된 비영리 단체다. 하지만 3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KARA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는 대한양궁협회와 대조된다. 양궁협회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세계 양궁 역사상 최초 금메달 5개를 획득하며 전 종목을 석권했다. 국내 미흡한 모터스포츠 대중화 실적은 KARA의 투명성과 공정성 결여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가장 큰 문제는 KARA의 투명성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하는 대한양궁협회와 대비되는 점이다. 양궁협회는 ‘결산보고서’를 매년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내역도 세부적이다. 화살컷터기 구매비용, 주차비 등 사소한 지출 내용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KARA의 홈페이지에는 결산보고서를 찾을 수 없다. 국세청의 ‘공익법인 보고서 제출/공시’에서만 확인이 가능하다. 보통 협회의 경우 자료실 카테고리에 결산보고서를 게재하고 있다. 이는 투명성에 대한 자신감 표현과 후원사와 회원들에 대한 의무다.


대체 무엇을 숨기기 위해 결산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지 KARA의 지출내역을 살펴봤다. 지난해 KARA는 총 15억2899만원을 지출했다. 사업수행비용 6억6738만원, 일반관리비용에 8억6161만원을 사용했다. 각 사업 내용은 물론 세부적인 지출액을 파악할 수 없어 다수의 항목이 의문점으로 남는다.


우선 사업수행비용 중 ‘대회지원비’ 항목이 전년 대비 5배가량 증가한 1억1115만원으로 집계됐지만, 정확한 지출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모터스포츠경쟁력, 경기력향상’, ‘회원관리’ 항목도 전년 대비 높은 지출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지출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특히 일반관리비용 중 기타로 분류한 2904만원 지출은 의심되는 항목이다.


KARA 직원들은 협회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리는 살뜰히 챙겼다. 지난해 1억4602만원의 운영손실에도 9명의 직원의 상여금으로 4579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상여금 1400만원 대비 3배 증가한 수치다. 1명당 평균 500만원의 상여금을 챙겨간 셈이다.


‘기부금품의 수입 및 지출 명세서’도 의문투성이다. KARA는 CJ대한통운에게 매년 5억원 상당의 기부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기부금 명세서에는 후원사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물론 세부적인 내역도 공개되지 않았다. 법인운영비로 갑도물산 외 80명에게 3억299만원 지출이라고 명시됐을 뿐이다.


후원사 CJ대한통운도 KARA의 불투명한 운영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는 전 CJ대한통운 대표이자 KARA 협회장인 강신호 회장 이름으로 국세청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KARA와 CJ대한통운은 협회가 적법하게 기부금 등 운영자금을 공시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모터스포츠 종사자는 “국내 모터스포츠를 대표하는 KARA의 불투명한 운영과 공정하지 못한 대회 운영으로 국내 모터스포츠 활성화를 방해하고 있다”며 “협회가 각종 대회의 심판 역할을 하고 있어 회원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 없는 구조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KARA 관계자는 “지출 세부항목 기재가 안 된 것은 국세청의 공시 정책 변화 때문이며, 양궁협회의 세부적인 결산서는 KARA와 달리 대한체육회 소속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홈페이지에 결산서를 공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세부내역을 요청한 사례는 없었지만, 사무국으로 방문하면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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