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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증액 OK” 건설사·조합 합의 ‘속속’…재건축 다시 ‘속도’

  • 송고 2024.07.18 12:53 | 수정 2024.07.18 14:45
  • EBN 이승연 기자 (lsy@ebn.co.kr)

잠실진주·청담르엘·대조1구역 등 갈등 봉합수순

“오히려 빠른 합의가 증액분 줄이는 방법” 인식

서울 집값 상승세 전환에 시세차익 기대도 한몫

[제공=잠실진주재건축 조합원]

[제공=잠실진주재건축 조합원]

건설사와 재건축 조합간의 공사비 증액 합의가 잇따르고 있다. 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공사비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보니 오히려 빠른 합의가 증액분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데 조합원 간 의견이 모아진 결과다.


여기에 최근 서울 분양 시장이 살아나면서 추가 분담금을 내더라도 향후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 점도 공사비 증액 합의에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오랜 갈등에 공사 중단 위기까지 불거졌던 재건축 단지들은 마찰이 해결되자 구체적인 분양 일정을 잡는 등 재건축 사업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과 공사비를 1평(3.3㎡)당 666만원에서 811만5000원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시공사는 설계변경, 마감재 상향, 물가 상승, 금융비용을 이유로 공사비를 3.3㎡당 889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조합과 마찰을 빚었다.


공사 중단까지 치닫으면서도 공사비 관련 합의가 좀체 이뤄지 않자 서울시가 코디네이터(중재자)를 파견, 적절한 공사비 조정안을 제시하면서 수년째 이어진 갈등을 끊어냈다.


공사비 증액 합의가 이뤄지면서 준공은 예정보다 한달 뒤인 2025년 12월로 조정되고, 오는 10월부터 본격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공사중지 엄포까지 놨던 강남 청담르엘 역시 조합이 공사비 증액에 합의하면서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잠실진주재건축 사업장처럼 서울시가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중재에 나섰고, 조합이 금융비용 590억원에 동의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조합측은 8월 말 총회를 개최해 의결 과정을 거친 뒤 9월 일반분양 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 역시 공사비 미지급에 지난 1월 공사 중단 등 극심한 갈등을 겪었으나, 총회에서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하고 공사를 재개했다.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 사업장 역시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비 증액 관련 합의가 도출되면서 현장 정상화가 이뤄졌다.


공사비 증액 절대 반대를 외치던 재건축 조합들이 끝내 인상분에 합의한 건 ‘공사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로 보인다. 공사가 중단되면 분양 일정 등이 뒤로 밀리면서 입주 시기도 늦어지지만 비용 등에 있어서도 조합이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이라고 불렸던 1만2000가구 규모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조합도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간 공사비 갈등으로 6개월 간 공사가 중단됐는데 이로 인해 2년가량 늦어지면서 늘어난 공사비만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 바 있다.


한 재건축 조합원은 “물가가 연일 치솟는 상황에서 공사비 증액에 대한 합의가 늘어질수록 시공사가 요구하는 증액분은 더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추가 지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재된 가격 범위에서 하루빨리 합의를 보는 게 이득인 듯 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서울 집값 상승으로 재건축 사업성 역시 좋아지면서 높은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게 된 점도 조합원의 합의를 이끌어낸 배경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 프롭테크 업체 직방이 발표한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가 총 2만3328건이 거래된 가운데 53.1%(1만 2396건)가 9억원 초과 거래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런 호재에 잠실진주아파트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여서 공사비 인상에 따른 증액분 지출에도 10억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변 시세가 워낙 높은 가운데 최근 매매 가격 오름세마저 더해지면서 강남 재건축 위주로 높은 시세차익이 예상된다”며“이같은 기대심리가 공사비 인상에 따른 조합원들의 반발심리를 어느 정도 완화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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