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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미포 효자 MR탱커, 선가 상승세도 지속

  • 송고 2024.05.21 15:49 | 수정 2024.05.21 15:50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석유화학제품선만 36척 수주하며 수주목표 조기달성

내년부터 MR탱커·가스선 건조 본격화되며 실적 개선

선박 수요·가격 동반상승…선별수주로 수익성 극대화

HD현대미포 본사 [제공=HD현대미포]

HD현대미포 본사 [제공=HD현대미포]

HD현대미포가 주력선종인 MR탱커를 추가수주하며 올해 수주목표를 넘어섰다.


그동안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컨테이너선이 올해 중 대부분 인도되고 내년부터는 MR탱커와 가스선 위주의 건조가 본격화되며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제품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선박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일찌감치 수주목표를 채운 HD현대미포의 추가수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미포는 지난 16일 아시아 선사와 1332억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선(PC, Product Carrier)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27년 8월 31일까지 인도될 예정이며 선사를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초 수주한 선박보다 척당 가격이 다소 낮게 책정됐다.


지난달 2일 수주한 PC선의 경우 척당 선박가격이 약 5176만달러로 이번 계약보다 300만달러 정도 높은 수준에 계약이 체결됐다.


당시 계약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8년 이후 16년만에 처음으로 MR(Medium Range)탱커 가격이 5000만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이번에 수주한 선박도 MR탱커로 동일한 선종이나 HD현대미포 울산 본사가 아닌 HD현대베트남조선에서 건조함에 따라 선가도 다소 낮은 수준에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사는 지난 4월과 동일한 팬오션으로 이번 선박을 포함해 HD현대미포에 발주 중인 MR탱커는 총 6척으로 늘어났다. 팬오션은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들 선박이 인도되는대로 기존 노후선을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미포의 베트남 현지법인인 HD현대베트남조선은 지난 1996년 베트남국영조선공사간 합작회사 형태로 설립된 이후 수리 및 개조사업을 영위하다 2000년대 후반 신조선 사업으로 전환했다.


이 조선소는 중소형 선박에서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HD현대미포의 ‘투트랙’ 전략으로 평가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을 갖춘 한국 조선사에 발주하기 원하면서도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선사들에게는 HD현대미포가 선박의 품질을 보증하는 HD현대베트남조선이 선택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베트남조선이 제시하는 선가는 HD현대미포와 중국 조선업계의 중간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다”며 “선사들은 HD현대미포의 기술진이 파견돼 공정관리를 철저히 하는 HD현대베트남조선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로 HD현대미포는 올해 들어 석유화학제품선만 36척을 수주하며 연간수주목표(31억달러)를 돌파했다.


HD현대미포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석유화학제품선을 비롯해 중형가스선(12척),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2척), 자동차운반선(2척) 등 32억달러 규모의 선박 52척을 수주했다.


향후 실적개선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HD현대미포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5억원, 영업손실 110억원, 당기순이익은 2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매출 1조1028억원, 영업손실 652억원, 당기순손실 1094억원)에 이어 영업손실은 지속됐지만 손실폭을 줄였으며 당기순이익은 크게 개선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 여파로 후판을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기 전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이 대규모 손실로 기록되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후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데다 올해 말까지 대부분이 인도될 예정이어서 내년부터는 주력선종인 MR탱커와 가스선을 중심으로 수익성 높은 선박의 건조가 본격화된다.


MR탱커의 가격은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가스선은 기존 LPG만 운송할 수 있는 선박이 아니라 암모니아도 운송 가능한 다목적가스선(MGC, Multi Gas Carrier)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400만달러에 불과했던 5만1000DWT급 MR탱커의 시장가격은 2021년(4100만달러) 4000만달러선을 넘은데 이어 최근에는 4950만달러까지 상승했다.


HD현대미포는 이미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한 만큼 앞으로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선사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교체수요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발주수요까지 더해진데다 글로벌 MR탱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HD현대미포의 선별수주 정책이 강화되면서 선박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 40척의 컨테이너선이 수주잔량으로 남아 있으나 선사의 요구로 인도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진 몇 척을 제외하고 나머지 컨테이너선이 올해 중 인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석유제품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선가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HD현대미포는 선별수주를 통해 수익성 높은 계약 위주로 추가수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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