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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불황 터널 뚫고 값진年 힘찬 출발”

  • 송고 2024.01.01 05:00 | 수정 2024.01.01 07:53
  • EBN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甲辰年 ‘푸른 청룡의 해’ 맞아 “산적한 난제 속 다시 위기를 기회로”
“위기 해법은 규제 혁신” 이구동성...글로벌 기준 맞춰 장벽 허물어야
‘복합문제 해결 플랫폼 구축’...첨단기술 선제적 투자로 경쟁력 키워야

울산 석유화학단지 일출 전경 [사진제공=SK]

울산 석유화학단지 일출 전경 [사진제공=SK]

재계 회장들이 갑진년(甲辰年) 경제환경을 두고 ‘돌연사(sudden death)’라고 언급할 만큼 대내외 경영 환경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푸른 청룡의 해’를 맞아 재계는 지난 수 년 간 이어진 코로나 수요부진, 미-중 갈등 및 첨단산업 공급망 불안, 세계 곳곳의 전쟁과 에너지 위기 등을 슬기롭게 극복할 전략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경제단체장들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글로벌 기준에 맞춘 ‘규제 혁파’와 ‘고강도 노동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리 경제가 불황을 뚫고 재도약하기 위해선 민관합동 규제 혁신, 노동개혁, 신성장 동력 발굴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규제, 저성장, 산업 노후화, 인구소멸 등 당면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노사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산관학(産官學)이 머리를 맞대고 경제 솔루션을 논의하는 ‘지역 플랫폼’을 만들고 복합문제를 한꺼번에 풀어낼 솔루션 패키지를 발굴하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헤어질 결심’을 해야 했지만 새해는 ‘뭉쳐야 산다’는 의지로 어려움을 잘 이겨내야 한다”며 “우리가 수많은 위기를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 한 걸음씩 나아갔던 것처럼 경제가 빠르게 회복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혁신과 진일보를 이뤄내자”고 독려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미국의 성장 둔화와 중국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작년보다 낮을 것”이라며 “정부도 우리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달라”고 주문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노사 법치주의가 확고하게 자리잡고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를 선진화하는 노동개혁이 강도높게 추진해야 한다“며 “신산업 육성과 첨단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진입장벽을 철폐하고 기업의 경영활동을 폭넓게 인정하면서 책임은 사후에 묻는 규제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술확보· 고객밀착· 책임경영’ 중점 추진


(왼쪽부터)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제공=각사]

(왼쪽부터)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제공=각사]

작년 11월 서둘러 조직정비를 마친 재계는 새해 초 ‘2024 경영전략’을 다듬고 있다. 정부가 저성장 늪에 빠진 경제 활력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상황에서 재계도 새로운 기술과 리더십으로 중심을 잡는 모습이다.


삼성그룹은 ’신기술 경영‘에 더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회장은 작년 말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을 바탕으로 ’뉴 삼성‘을 위한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미래사업기획단을 중심으로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방점을 둔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취임 6년차를 맞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작년 말 인사에서 고(故) 구본무 회장 체제를 이어온 부회장단을 개편하고 ‘기술 인재’를 중용했다. LG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인재를 발탁하는 등 ‘미래 먹거리’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었다. 그동안 강조해온 ‘고객가치 경영’도 강화할 방침이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모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경험 혁신을 이야기하며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며 “최고의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을 강조했다.


SK그룹은 ’책임경영‘으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태원 SK 회장은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그룹의 2인자로 임명했다. 기존 부회장단은 2선으로 물러나고, 50대 전문경영인들을 주축으로 재정비했다. 최 회장이 선두에 서고 최창원 부회장이 SK 최고 의사결정기구(수펙스) 의장을 맡아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 예상...“투자 활성화 정책 확대해야”


국내 제조업은 올해 1분기까지 경기가 뚜렷이 회복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156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전망치(84)보다 1p 하락한 ‘83’으로 집계했다. 이는 3분기 연속 하락한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제약(115), 화장품(113), 조선(103)만이 기준치 100을 넘어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제약의 경우 신약개발 등에 힘입어 전분기에 이어 긍정적으로 내다본 기업이 많았다. 또 화장품은 K-뷰티 확산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24년 1분기 업종별 경기전망지수(BSI) 전망치 [자료=대한상의]

2024년 1분기 업종별 경기전망지수(BSI) 전망치 [자료=대한상의]

반면 철강(72), 비금속광물(67) 등은 건설경기 침체 및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주력업종인 IT(84)는 반도체 재고 소진 및 일부 품목 수요회복 기대감에 전분기 대비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를 하회했다. 자동차(87)의 경우 고금리에 따른 구매부담 증가와 중국 등 외국산 전기차의 저가공세로 전분기 대비 하락하며 부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지난해 경영실적 달성 여부에 대해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영업이익의 경우, 목표 대비 미달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63.5%로 그중 절반 이상인 32.4%가 ‘10%이상 미달’로 답했다. 영업이익 목표 달성에 실패한 원인에 대해서는 ‘내수 부진’을 꼽은 기업이 53.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자재가격’ 19.1%, ‘수출부진’ 18.1%, ‘고금리’ 4.3%, ‘고환율’ 1.4% 순으로 집계됐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각종 금융 지원 대책과 기업의 매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장기화가 누적되면서 기업들의 금융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수출 산업이 고금리와 금융 비용 부담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와 금융권의 보다 세심한 정책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올해 상저하고 전망에 따라 하반기부터 경기회복세가 예상되므로 상반기에는 내수 중심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높은 물가와 금리로 인해 가계와 기업들의 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물가관리 뿐만 아니라 소비 및 투자 활성화정책을 통해 민간의 역동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 글로벌 시장 호재보다 악재 많아...불확실성 선제적 대비해야


우크라이나 전쟁이 23개월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장기 소모전 양상이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 46개국의 경제 제재와 러시아의 보복 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종전이 되더라도 무역과 투자가 정상화 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게 무역협회의 진단이다.


대형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EU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나 휴전 모두에 부담을 안고 있다. 중동 가자지구 전쟁으로 국제 사회의 관심이 분산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도 동참하고 있는 미국‧EU 중심의 대러시아 제재 조치와 수출 통제로 인해 천연가스 공급 제한, 흑해 곡물 협정 파기 등 러시아의 보복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서방 기업이 철수한 자리에 중국 자본이 침투하고 있고 전쟁이 끝나더라도 경제 제재 해제와 정상화까지는 장기간 소요돼 기업 경영 리스크의 조기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리엘-하마스 분쟁 시나리오별 전망 [자료=국제금융센터, 한국무역협회]

이스리엘-하마스 분쟁 시나리오별 전망 [자료=국제금융센터, 한국무역협회]

또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 후 이스라엘의 전면전으로 비화된 가자 지구 분쟁이 유가 등 국제 경제에 미친 영향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나, 후티 반군의 수에즈 항로 공격과 그에 따른 대응 등으로 인해 해상 운송과 물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EU에서는 기후 변화 대응 외에 인플레이션 등 경제 문제 해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오는 6월 치러질 유럽 의회 선거와 이후 예정된 EU 집행위 교체 모두 전쟁과 대외 이슈(원조·이민·부채)와 관련된 경제 문제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과 EU는 대중국 견제를 두고 분리(디커플링)가 아닌 관리(디리스킹)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 분산 및 국내‧역내 산업 육성 강화 움직임과 중국의 보복 조치 등으로 인해 중국과의 무역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조성대 실장은 “지난해 통상 환경 변수들이 올해도 지속될 예정이다. 전쟁‧정치 등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져 기업 경영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작년 4분기부터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무역 수지도 개선되고 있지만 우리 기업이 내년에 마주할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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