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미분양 vs 9억 미만 흥행…분양 양극화

송고 2022.04.22 14:15 | 수정 2022.10.18 16:53
EBN 김덕호 기자 (pado@ebn.co.kr)

파주운정·인천검단 등 인기

서울 미분양 증가세

분양 흥행 핵심 키워드 '중도금 대출'

ⓒEBN

서울 분양시장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운 인천, 경기 단지에서는 1순위 청약에서 세자릿 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상반된 모습이다. 분양가격 급등과 대출 이자 부담이 맞물린 결과다.

2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달 12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는 575가구 일반분양에 4만6070건이 접수돼 평균 8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1순위 청약을 마친 '제일 풍경채 검단 2차'도 921가구 모집에 총 2만7916건이 접수되며 30.3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과거 분양시장에서 외면받던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도 분양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11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제일풍경채'는 129가구 모집에 2만6268명이 몰리며 평균 203.63대 1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분양한 '파주운정신도시 디에트르 에듀타운' 1순위 청약은 평균 47.99대 1, '시티프라디움'은 48.82대 1로 마감하며 인기단지로 떠올랐다.

반면 청약불패가 예견됐던 서울에서 의외로 미분양 아파트가 나타났다. 지난달 2일 분양한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전체가구(216) 중 92%인 198가구가 미계약됐다. 서울 송파구 '잠실 더샵 루벤'도 미계약물량이 발생하며 선착순 분양을 시행한 바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 2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은 133가구가 계약을 포기하며 완판에 실패했고 이 외에도 △경지아리움(32가구) △현진리버파크(9가구) △자양호반써밋(3가구) 등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시장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중도금 대출 규제선 '9억원'을 기점으로 성패가 나뉜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격이 9억원을 넘긴 단지, 중도금 집단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단지, 집값 고점 논란이 있는 지역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다.

칸타빌 수유 팰리스는 높은 분양가에 발목을 잡혔다. 전용 59㎡ 분양가는 8억2910만~8억7910만원으로 9억원에 육박한다. 인기가 높은 전용 66㎡ 이상인 가구는 9억원 이상의 분양가가 책정됐다.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어 5~6억원의 현금 부담이 생긴다.

잠실 더샵 루벤의 경우 전용 106㎡ 분양가 25억7440만~26억4700만원이 책정됐다. 중도금 대출은 물론 은행 대출 제한선(15억원)을 훌쩜 넘긴다.

반면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의 전용 84㎡ 분양가격은 4억5000만원 수준. 가장 큰 전용 125㎡ 가구도 약 8억5000만원의 분양가를 형성했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제일풍경채 검단2차 역시 3억9000만~6억1400만원 수준으로 가격을 맞췄다.

파주 운정 역시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웠다. 이 지역의 전용 84㎡ 평균 공급가격은 4억1000만~4억7700만원 수준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청약과 대출 조건, 실거주요건 등 구매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고분양가 분양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시세차익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금부담, 집값 고점 논란 등이 더해지며 서울 미분양 물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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