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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차 메이커 ‘전환점’…현대차·GM ‘동맹’ 숨겨진 배경

  • 송고 2024.09.13 13:52 | 수정 2024.09.13 13:52
  • EBN 박성호 기자 (psh@ebn.co.kr)

BYD, 1000만원대 전기차 선봬…경쟁 심화

"가격 경쟁력 확보"…비용 감축 중요성 ↑

'효율적 자본 배분' 통한 경쟁력 확보 예상

향후 수소 생태계 구축 등 대규모 협력 기대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대전환'이 예고됐다. 현대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가 자동차의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전방위로 협력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자,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에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계 화두가 '비용 감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양 기업이 전 세계에 자동차를 판매하는 회사인만큼, 규모의 경제 등을 실현하기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 논의를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쟁 관계였던 거대 기업이 전방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 전례는 없다. 이 때문에 업계는 두 그룹이 전기차, 수소차 등 차세대 먹거리 확보 및 시장 선점을 위한 협력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GM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톱3'와 '톱6'가 자동차의 A부터 Z까지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 협력 규모(1349만대)를 단순하게 환산하면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1위였던 토요타그룹(1123만대)을 웃돈다.


양사는 업무협약에 따라 내연차, 친환경차 등 전분야의 파워트레인(동력전달방식)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제품 생산도 협력한다. 또한, 철강 등 자동차 기초 소재부터 미래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 들어가는 부품 및 원자재까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양사가 자동차의 A부터 Z까지 협력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비용 절감' 때문이다. 현재 자동차 업계의 핵심 화두는 비용이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기차 보조금을 살포하는 등 압도적인 지원 정책을 펼쳤다. 게다가 인건비가 저렴한 장점을 적극 활용한 결과, 중국 전기차 업체는 1000만원대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레거시 완성차 메이커들의 상황은 정반대다. 치솟는 인건비 문제로 신차 가격은 지속해 상승하고 있다. 완성차 제작 방식도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생산 최적화 및 제조 과정 간소화 등의 개선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톱2' 폭스바겐그룹의 핵심 브랜드 '폭스바겐'은 본토인 독일 공장 2곳을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비용 절감 대안을 찾는 데 실패한 결과다.


최근 전기차 판매량 1위 자리를 위협하는 브랜드는 중국의 비야디(BYD)다. 비야디가 저렴한 가격으로 신차를 내놓을 수 있는 핵심 이유로 '규모의 경제'가 꼽힌다. 자동차 생산량 규모를 대폭 늘려 비용 감소 효과를 누린다는 것이다.


ⓒBYD코리아

ⓒBYD코리아

전문가들은 세계 각지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두 회사가 원자재 구매 및 자동차 생산 등 과정에서 협업 관계를 구축한다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또한, 신소재를 연구개발 과정에서 자본을 절반씩 투입한다면 실패로 인한 리스크도 줄일 것이라고 본다.


다만, 일각에서는 완성차 제조사 간 전방위적 협력은 좋은 선례를 남긴 적이 없음을 주목한다. 기업 인수를 통한 협력 관계 구축 성공 사례는 빈번하나, 경쟁 관계에서의 협업이 성공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앞선 GM의 협업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GM은 지난 1980년대 토요타와 50대 50 합작 투자를 진행, GM과 토요타 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NUMMI' 공장을 지었다. GM은 토요타의 '린 생산방식'을 적용하고, 토요타는 일본차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였다. 그러나 해당 공장은 지난 2009년 GM이 파산하며 발을 뺐고, 토요타는 1년 뒤 공장을 폐쇄했다. 해당 공장은 테슬라 조립 공장으로 활용 중이다.


이 때문에 몇몇 전문가는 양사가 현재보다는 미래차 협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궁극의 친환경차로 평가받는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차세대 친환경차는 전기차로 낙점됐다. 그러나, 전기차 또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청정수소는 물만 있다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궁극적인 친환경 에너지다.


문제는 수소 사회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탄소배출이 없는 '청정수소' 시장은 진입 초기 단계여서 시장 성장이 매우 더디다. 현대차는 토요타와 수소 사회 구축을 위해 가장 앞서 있는 자동차 회사로 평가받는다. 미국 정부도 수소의 가능성에 집중하는 만큼, GM이 수소 사회 구축을 위한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협업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말하긴 어렵다"면서 "두 회사의 강점은 분명히 다르다. 함께 일함으로써 어떻게 더 강해질 수 있는지 계속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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