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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R의 공포'…"주도주 교체 고민해야"

  • 송고 2024.09.10 14:11 | 수정 2024.09.10 14:14
  •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물가 안정되니 고용 지표 따라 변동성 커져

9월 FOMC '빅컷'시 주식시장 급락 불가피

"수익성·이익률 상승할 수 있는 업종 주목"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EBN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EBN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7월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던 각국 증시들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주식시장 호재 중 하나인 금리 인하를 앞두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탓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경기 경착륙 가능성은 낮지만, 상반기 주식시장의 강한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등의 주도주가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8월 5일 2300대까지 떨어진 이후 2500~2600대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월 말 27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다시 지난 9일 장 중 2400대까지 밀리는 등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도 최근 한 달 간 비슷한 흐름이다.


각국 주식시장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미국의 경기 침체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 영향이다. 지난 8월 5일 ‘검은 월요일’을 야기한 것도 미국의 제조업 지표와 고용 지표가 악화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9일도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와 고용지표가 전망치를 밑돌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증시가 흔들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 자체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미 경기는 한차례 꺾였고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미국의 과거 경기 침체 사례들과 비교하며 경기 침체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고 있지만 차이점이 큰 상태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돼 가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 후 물가·실업률 등 미국 경제의 반응을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과거 1981년 인플레이션이 두 자릿수였고, 높은 실업률이 심각한 문제였지만 현재는 3%대로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고 실업률도 4.2%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주식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경기 침체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는 “경기는 애당초 호황 수준의 과열이 없었다”며 “M7을 중심으로 한 AI 등 성장산업의 피크아웃을 우려하고 있는데, 아직 산업의 피크아웃을 말하기 이르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다음 주도주 찾아라”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이 하반기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EBN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이 하반기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EBN

일각에서는 주식시장의 주도주가 바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오는 17~18일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는 0.25%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빅컷(기준금리 한 번에 0.50%p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연준이 빅컷을 단행한다면 경기 침체가 심각하다는 뜻인 만큼 주식시장의 급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가 안정된 상황인 만큼 연준은 고용지표에 주목하고 있는데 현재 미국 고용시장은 새로운 고용도, 해고도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급격한 변동성을 야기할 가능성이 낮다”며 “경기 침체 경착륙을 가정할 땐 해고율이 6.4% 수준까지 오르는데 현재는 4.2% 정도로 아직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 센터장은 1995년 하반기 보험성 금리 인하 사례를 참고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5년 하반기 연준은 성장률 둔화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1995년 1분기와 2분기 GDP 성장률은 1.4%와 1.2%였고 6월 금리 6%에서 0.20%p 인하를 시작했다. 올해 3분기와 4분기 GDP 성장률은 추정치 1.7%와 1.4%로 2분기 성장률 정점 통과에 힘이 실린다. 이에 따라 연준도 9월 보험성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황 센터장은 “1995년 금리 인하 전에는 매출이 잘나오는 성장주들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금리 인하 후 이익이 많이 늘어나지 않아도 밸류에이션이 증가하면서 시장을 끌어올리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당시 상반기 주도주였던 IT는 하반기 금리 인하 이후 주도주에서 이탈하며 헬스케어와 금융이 주도주 역할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1995년과 마찬가지로 하반기 미국 IT와 국내 반도체가 이익증가율 정점을 지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상대적으로 기업의 수익성, 이익률이 상승할 수 있는 제약·바이오, 소프트웨어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M7을 중심으로 AI 투자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도 주목을 받았는데 이들 기업들의 AI 관련 투자는 계속되겠지만 상반기 대비 완만하게 투자 규모도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 반도체주의 낙폭은 과대 상태로 꽤 큰 폭의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하와 경기 침체 우려 속 11월 미국 대선도 증시 변동성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달 한국시간으로 11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대선 TV토론에 나서는데 양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고 사전투표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TV토론도 대선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미국 대선 직전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미국 주요 지수는 일시적 되돌림이 나타났고 현재 연준의 정책 전환, 크지 않은 양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 등으로 과거 대비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성장주 중심의 공격적 비중확대 보다 외교·정책·환율 불확실성이 제한적인 내수주·배당주,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인프라·산업주 중심의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며 “해당 업종들은 점진적 국채금리 하락시에도 수혜가 기대돼 연말~연초에도 주목할만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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