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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세 승부수"…SK이노·E&S 합병, 에너지社 M&A 과거 사례는?

  • 송고 2024.08.19 12:08 | 수정 2024.08.19 12:14
  • EBN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2016년 '로열더치쉘+BG그룹'…베팅 성공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현금 창출력 강화 전망"

SK그룹. ⓒEBN

SK그룹. ⓒEBN

SK그룹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오는 11월 합병을 앞둔 가운데, 해외 에너지 기업간 M&A(인수합병)를 통한 성공 사례가 주목 받고 있다.


1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으로 양사가 지닌 원유·가스 자원 개발 인프라 관련 공동 활용은 물론, 기존 주주에게도 긍정적 영향이 점쳐진다.


이러한 관측은 과거 해외 에너지 기업간 M&A를 통한 성공 사례에서 가능성을 엿 볼 수 있다. 2016년 글로벌 에너지업계에서는 메머드급 에너지 기업간의 M&A 소식이 시장을 흔든 바 있다. 세계 2위 정유사인 네덜란드와 영국의 본사를 둔 '로열더치쉘'이 영국 3위 천연가스 기업 'BG그룹'을 470억 파운드(약 82조4130억 원)에 인수키로 한 것.


특히 당시 업계가 주목했던 것은 국제 유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체결됐다는 점이다. 쉘 입장에서는 글로벌 유가시장이 불안정한 상황, 즉 수익성이 안좋은 상황에서 통 큰 투자에 나섰다는 것이다.


쉘의 판단은 적중했다. BG그룹 인수 후 쉘의 원유 및 가스 비축량은 25%, 생산량은 20% 증가했다. 쉘은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업체가 됐다. 쉘의 현금창출력(상각 전 영업이익, EBITDA 기준)은 362억 달러에서 615억 달러로 1.7배가량 늘었다.


쉘은 늘어난 현금으로 2017년 주주들에게 150억 달러를 배당하고 2020년까지는 25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들의 이익을 보전해주는 등 규모의 성과를 냈다.


해당 빅딜 이후 글로벌 에너지 기업 사이의 M&A는 성장을 위한 흐름이 됐다. 2018년 프랑스의 대형 석유기업 토탈은 프랑스 천연가스 기업 엔지의 LNG 자산을 14억9000만 달러(2조182억 원)에 사들였으며, 2020년에는 미국 2위 정유사 셰브론이 천연가스 사업 강화를 위해 경쟁사 노블에너지를 130억 달러(17조6085억 원)에 품기도 했다. 올해는 엑손모빌이 흐름에 동참했다. 600억 달러(81조2,700억 원)에 셰일가스 시추업체인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스를 인수했다.


이러한 흐름 속 국내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글로벌 에너지 경영 트렌드를 따르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종합 화학·에너지 기업 SK이노베이션과 국내 1위 민간 LNG 기업인 SK E&S가 합병하기로 손을 맞잡는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SK E&S 흡수합병은 에너지 부문 내 사업기반 다각화를 통한 사업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산업계 시각이다. 합병 이후 강화된 현금 창출력은 SK온의 차입부담과 영업실적 부진이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룹 측은 자원 개발 사업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가 지닌 원유 및 가스 자원 개발 인프라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가 각각 해오던 석유, LNG 트레이딩 기능을 합하면 국내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와 LNG 수급에 있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전기·신재생 에너지 분야로의 사업 확장도 가능하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사업과 SK E&S의 수소,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역량을 합쳐 '발전+열관리+저장+운영'을 한 번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세울 수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이번 합병으로 사업 다각화 및 운영 안정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도 합병을 지지하고 있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주주들에게 두 회사의 합병을 지지할 것을 권고했다.


또 양사간 합병 시 현금을 대폭 확보할 것으로 SK그룹은 기대하고 있다.양사 합병 시 자산만 100조원에 이르고, 현금창출력의 대표 지표(EBITDA)는 5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2030년까지 EBITDA를 2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온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이 나아지기까지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이 생겼다"며 "기존 주주가치 하락분(희석률 35%)보다 SK E&S가 가져올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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