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9 | 08
23.3℃
코스피 2,544.28 31.22(-1.21%)
코스닥 706.59 18.69(-2.58%)
USD$ 1,335.3 -0.6
EUR€ 1,479.6 -5.4
JPY¥ 921.8 7.4
CNH¥ 187.6 -0.0
BTC 73,920,000 909,000(1.25%)
ETH 3,106,000 69,000(2.27%)
XRP 719.3 15.7(2.23%)
BCH 409,550 4,050(1%)
EOS 632.4 12.5(2.02%)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e코멘터리] ‘은행’만 때리더니…티메프서 유탄 맞은 금감원

  • 송고 2024.07.26 13:28 | 수정 2024.07.26 14:32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25일 국회에 선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유 막론하고 국민께 부담드리고 걱정 끼쳐서 사과드린다”면서 “책임 여하를 떠나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상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25일 국회에 선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유 막론하고 국민께 부담드리고 걱정 끼쳐서 사과드린다”면서 “책임 여하를 떠나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상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유독 신경 썼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때아닌 전자상거래 업계의 유탄을 맞았다.


지난달만 해도 은행 등 금융권이 참여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에 “관대함은 없다”고 불호령을 내렸고 지난 24일에는 “6개월 내 부실PF 정리를 끝낸다”고 미지노선을 둔 터였다. 그날 은행권의 티몬·위메프 선정산대출 중단을 시작으로 ‘티메프사태’는 불길이 번졌다. 시장과 정치권은 금융당국에 책임론을 제기했다.


여야 의원들의 금감원 재발 방지 대책이 미흡한 것에 대해 연쇄 질타를 했다. 국회에 선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유 막론하고 국민께 부담드리고 걱정 끼쳐서 사과드린다”면서 “책임 여하를 떠나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상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나름 금감원도 할 말은 있다. 규제의 빈틈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상거래업체를 검사하는 기관이 아니라서다. 단지 지급결제 인프라(거래 준법성)의 적정성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티메프를 큰 비중을 놓고 점검할 수 없는 처지였다는 입장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대부분이 벤처성 기업이라는 점도 금감원의 감시를 비껴가게 하기도 했다. 티몬이나 위메프 등은 새로 설립된 신생 업체고 대규모 투자가 지속해 이뤄지고, 초기 쿠팡처럼 ‘계획된 적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 사업 특징 때문에 사실상 감시에서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감원은 특정 조건을 준수하는 금융사 인가 및 심사에 특권을 가진 행정기관이다. 게다가 금융위의 포괄적 지시와 관리를 받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기업과 같은 이른바 ‘아기자기한’ 기업에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거니와 그렇게 일을 해오지도 않았다. 아마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무분별한 전자상거래업체의 인수합병이나 정산 지연 사태에 대한 정부 시장 예견 능력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남희 금융증권부 차장ⓒEBN

김남희 금융증권부 차장ⓒEBN

하지만 이번 사태는 금감원에 일종의 예방 백신이 될 것 같다. 앞서 금융당국이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자 등록을 강제화했기 때문이다. 주요 온라인쇼핑몰과 백화점·편의점 본사 등이 ‘간편결제’(페이) 사용 고객을 받으려면 오는 9월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이 개정되는 데 따른 것이다. 페이시스템을 이용하는 상당수 유통업체에 금융권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이어서 이제 유통사들의 결제 행태도 금감원의 피검대상이 된다.


금융당국은 전자적 방법으로 결제 대금 지급에 관여하는 기업은 PG업에 등록해야 하고, 거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부터 있었다는 입장이다. 9월부터 페이사가 관련된 기업의 등록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생기면서 전자상거래시장 판이 더 크고 복잡해지게 된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금감원은 지난 25일 별도의 검사인력 등을 투입해 공정위와 손잡고 티몬과 위메프 현장조사에 나섰다.


레토릭을 즐겨 쓰는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기 초기 때부터 금융사고에 대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표현을 썼다. 올해 초의 업무계획 관련 간담회에서 당시 문제가 된 ELS 불완전판매와 부동산PF 사업을 놓고 이 원장은 “구체적 상황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그런 발언을 했다.


맞는 말이지만 어쩌면 금감원은 은행과 돈이 움직이는 길목에만 천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사고의 주인공 티몬과 위메프 사태가 말하는 메시지는 수수께기같은 것이 아니다. 단지 ‘지금 세상은 전자상거래가 거래 주류(메인스트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금감원은 사람보다 규제 그 자체를 사랑한 것 같다. 도서관에서 금융법전을 펼쳐놓고 은행이 뭘 잘 못했는지 꼬투리 잡기 바빴다는 인상을 보여줬다.


그리고 금감원은 사람들의 삶의 양상, 거래 행태는 남의 일처럼 지나쳤다. 여전히 금융당국에선 은행을 벌주는 부서가 힘이 있다고 한다. 아직 한국 금융당국은 멀었다. 금융소비자 없인 은행도 존재할 필요가 없고, 그렇다면 금융당국 역시 할 일이 없다. 소비자(국민) 없인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나랏일을 해낸다.


티메프(티몬·위메프)사고가 난 이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금융 산업 전체 지도를 꺼내 놓고, 그 속에서 지갑을 열고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응시해야 할 때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습관은 이제 금감원의 고질병이 된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544.28 31.22(-1.21)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9.08 03:53

73,920,000

▲ 909,000 (1.25%)

빗썸

09.08 03:53

73,850,000

▲ 938,000 (1.29%)

코빗

09.08 03:53

73,875,000

▲ 892,000 (1.22%)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