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9 | 17
23.3℃
USD$ 1,335.3 -0.6
EUR€ 1,479.6 -5.4
JPY¥ 921.8 7.4
CNH¥ 187.6 -0.0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미분양 공포 확산…서울 미분양도 10배 늘었다

  • 송고 2022.08.18 12:48 | 수정 2022.10.19 22:51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7월 미분양 1년새 59가구→592가구

준공 후 미분양, 일반 아파트가 78% 차지

"분양 경기 7월보다 8월 더 위축 될 것"

집값 고점인식에 가격 상승 기대감이 꺼지면서 서울 지역에도 아파트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연합

집값 고점인식에 가격 상승 기대감이 꺼지면서 서울 지역에도 아파트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연합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분양 경기도 악화일로다. 집값 고점 인식에 가격 상승 기대감까지 떨어지면서 지방 지역에 제한됐던 미분양 우려가 서울까지 번지면서 '미분양 공포'도 확산하는 중이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시장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서울 시내 미분양 주택(준공 후 단지 포함)은 59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달(719)보다 127가구 줄어든 수준이지만 지난해 7월(59가구) 대비로는 10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서울 미분양 주택은 올해 들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미분양 주택은 47가구에서 지난 6월 719가구까지 오르다 이달 들어 소폭 줄어든 것이다.


자치구별 미분양 주택은 마포구가 245가구로 가장 많고 △강북구(197가구) △도봉구(60가구) △동대문구(52가구) △강동구(32가구) 순이다.


서울 미분양 주택수를 끌어올린 것은 일반 아파트가 아닌 소형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원룸형 오피스텔 등이었다. 4인 가구 거주가 어려운 내부구조에 커뮤니티시설도 갖추지 못했지만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큰 차이가 없는 높은 분양가에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체 미분양 592가구 중 전용 40㎡이하, 40-60㎡는 각각 267가구, 212가구로 소형 주택이 80.9%를 차지한다.


신세계건설이 노고산동에 짓는 전용 38~49㎡ 256가구는 신촌역 역세권 입지이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인데도 불구하고 7억8000만~13억7000만원에 달하는 높은 분양가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나홀로 단지라는 단점이 맞물려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동대문구 미분양 주택 52채는 현대건설이 용두동에 시공 중인 도시형생활주택 단지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 단지에 몰려 있다. 전용 26~48㎡ 소형 주택이지만 분양가는 5억3740만~8억955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인근 중소형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크게 늘어났다.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달 기준 151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7월 58가구보다 3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난 수준이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에는 일반 아파트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 6월 준공 승인을 마친 강북구 '칸타빌수유팰리스'는 총 분양가구수(216가구)의 절반에 달하는 115가구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준공된 서울 광진구 자양동 '호반써밋자양'은 미분양 물량도 3가구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분양가가 높게 형성돼 있지만 아파트 가격은 앞으로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도 시장 침체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이 실거래가 신고 중간 집계를 통해 산출한 7월 전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잠정치)는 전월보다 2.0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 잠정지수 변동률을 보면 수도권(-2.80%)이 지방(-1.14%)보다 전월 대비 더 큰 폭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은 이 기간 2.91%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 역시 2008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시장에서 실제 거래돼 신고된 아파트의 가격 수준과 변동률을 파악해 산출한 지수로, 시세를 반영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보다 시장동향을 더 정확히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파트 분양 경기는 지난달보다 더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 등이 구매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수요자가 쉽게 청약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달보다 9.1포인트 낮은 61.3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주택사업자(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700곳)를 대상으로 설문을 벌인 결과를 수치화한 지표다.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많다는 뜻이다.


수도권은 한 달 새 22포인트(전망지수 75.7→53.7)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17.2포인트(85.4→68.2), 경기는 (66.7→48.9)는 17.8포인트, 인천은 30.9포인트(75.0→44.1) 각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상황에 청약 경쟁률도 낮아지면서 미분양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2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경쟁률(21대 1)의 절반 수준이다. 서울의 경우에도 평균 경쟁률이 111대 1에서 30대 1로 쪼그라들었다.


권지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급격한 금리 인상에 구매자 부담이 커짐과 더불어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거래 절벽 심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사업자의 보수적인 시장 접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분양 가격과 물량 전망도 악화하고 있다. 주산연은 7월 대비 8월 전국평균 분양가격 전망치는 111.7에서 106.9로 4.8포인트 하락했고 분양물량은 89.7에서 89.0로 0.5포인트 감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분양물량은 115.4에서 124.3으로 8.9포인트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 연구원은 "분양가격 전망과 분양물량 전망이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며 "지난 수년 동안의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경계 심리, 급격한 금리 인상, 전반적인 경기 침체 우려 등이 가격하락 전망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의 주택가격 하락과 침체 분위기는 금리 인상이 멈춰지고,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계속해서 증가하는 미분양 물량에 대해서도 변화하는 경기상황과 수급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공급 대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