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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값 줄인상, 편의점업계는 표정관리…왜?

  • 송고 2022.05.17 10:59 | 수정 2022.10.21 13:55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CU 도시락 판매량 48% 껑충…점심 시간에 폭증

"엥겔지수 높아지는 5월에 특히 높아"

'외식 물가 오를 수록 편의점 도시락 반사이익"

이달 CU 도시락 판매량이 1년 전보다 48.4% 늘어났다.ⓒCU

이달 CU 도시락 판매량이 1년 전보다 48.4% 늘어났다.ⓒCU

"요즘엔 점심 한 끼 사먹으려면 기본이 1만원이에요. 그렇다고 양이 예전보다 늘어난 것도 아니고요. 대안으로 편의점 도시락을 찾을 수밖에 없었어요."


직장인 7년차인 A씨는 코로나19 이전보다 20% 이상 오른 물가에 백기투항했다. 이달 다시 시작된 출근길에 가장 큰 걱정은 점심 메뉴와 가격이다. 그는 "2년 만에 다시 출근하려고 하니 회사 앞 칼국수 가격이 1만원대로 올랐다"면서 "자주 찾는 곳이었는데 이제는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는 대신 회사 1층에 있는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주 5일 출근 중 3일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는 중이다.


최근 곡물 가격 폭등으로 외식 물가가 덩달아 뛰어 오르자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95.5%는 물가상승으로 오른 점심값 부담에 직접 도시락을 싸거나 편의점 도시락을 찾고 있다.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주춤했던 편의점 도시락 판매량은 이달 들어 회복세에 접어 들었다.


17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이달(1~15일) CU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4% 올랐다. 최근 3개년 중 가장 큰 신장률이다. 도시락 매출은 사무실이 밀집한 역삼, 광화문, 여의도 등에서 평균 61.3%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특히 점심 시간인 11~14시 사이에 발생한 매출이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회사에서 지급하는 식권을 CU에서 사용하는 고객들은 전년 동기 대비 74.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식당에서는 식권을 써도 차액을 결제해야해 4000~50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가정의 달인 5월은 다른 달보다 외식비가 많이 나가 엥겔지수가 높아지는 점도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편의점 도시락은 코로나19 이후 '간편한 한끼'의 대명사가 됐다. 집콕 생활을 하며 끼니 준비에 지쳤던 소비자들의 수요가 이곳으로 몰렸다. 도시락 판매량은 연간 단위로 2020년 1.6%에서 2021년 6.6%, 올해(1~4월) 15.1%로 확대했다. 마찬가지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편의점표 반찬 판매량도 2020년부터 꾸준히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 중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도시락이 최근 2년간 매출에 쏠쏠한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제일맛집시리즈' 시즌2는'제일맛집도시락(4900원)'과'제일맛집김치돈까스나베(4500원), '제일맛집떡갈비김밥(2800원)' 3가지 상품으로 구성됐다.ⓒ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제일맛집시리즈' 시즌2는'제일맛집도시락(4900원)'과'제일맛집김치돈까스나베(4500원), '제일맛집떡갈비김밥(2800원)' 3가지 상품으로 구성됐다.ⓒ세븐일레븐

편의점업계에서는 연내 외식 물가가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도시락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외식 물가를 좌우하는 원부재료 가격은 우크라니아 사태를 겪으면서 폭증한 데 이어 최근 공급난 심화로 더욱 올랐다. 옥수수 가격은 9년 만에, 밀 가격은 14년 만에 고점을 갈아 치웠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6% 상승하며 24년 만에 정점을 찍었다.


편의점들은 도시락 라인업을 강화해 고삐를 죄겠다는 청사진이다. CU는 더건강식단 도시락 등 칼로리를 낮춘 도시락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GS25는 금돼지식당과 손잡고 선보인 도시락 등 콜라보레이션 상품들로 승부수를 띄웠다. 세븐일레븐은 CJ제일제당과 콜라보레이션한 '제일맛집시리즈' 시즌2 도시락 3종(기본, 김치돈까스나베, 떡갈비김밥)을 이날 선보였다. 이마트24는 YG 소속 트레저와 협업한 덮밥 2종(돈까스카레덮밥, 치킨마요덮밥) 도시락을 앞세우고 있다.


업계는 양은 늘리되 칼로리는 500kcal 이하로 유지한 제품 등 헬시 플레저 트렌드를 반영한 도시락도 지속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관련업계와 샐러드 정기배송 도시락 등도 확대할 것이란 구상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영양분은 충분히 챙기면서도 든든하고 점심 시간에는 여유를 주는 게 편의점 도시락이란 인식이 자리매김 하는 과정"이라며 "MZ세대에 집중됐던 구매 연령층도 다양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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