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처치도 한다"…주유소의 무한변신

SK에너지 직영 주유소 운영자들, E.F.R 자격 취득

"전국 SK주유소, 동네응급처치소로 지속 확대"

오일뱅크·GS칼텍스·에쓰오일, 유휴부지 활용도↑

지난 2019년 부산 지역 SK주유소 및 충전소를 대상으로 진행된 심폐소생술(CPR) 교육(좌)과 E.F.R 자격 취득 수료식(우)ⓒSK에너지

에너지 복합공간으로 탈바꿈 중인 주유소가 이제는 동네응급처치소로도 나서면서 경계를 허무는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최근 직영주유소와 충전소를 응급처치대응(E.F.R, Emergency First Response) 공간으로 변모했다.

E.F.R 한국응급처치교육센터와의 협약으로 동네응급처치소 운영에 나선 SK에너지는 크게 ▲응급상황 초기 대처 ▲응급처치 교육 재능기부 ▲지역사회와의 소통 체계 구축을 할 방침이다.

빠른 대처를 위해 주유소와 충전소에는 응급처치 기구를 비치했고, 직영 주유소·충전소 운영자들은 응급상황 지원을 위해 E.F.R 자격을 취득했다.

SK에너지에 따르면 충청이남 소재 직영주유소 위탁운영자 57명은 1~2차에 걸쳐 E.F.R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수도권·강원 지역 직영주유소·충전소의 위탁운영자들이 E.F.R 자격 취득을 진행 중이다.

위탁운영자들을 E.F.R 교육강사로 육성하기 위한 교육 지원 체계도 세웠다. SK에너지 협력업체와 지역사회에도 응급처치대응 방법을 전하기 위해서다.

이번 변신은 주유소라는 공간을 가치 창출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간 주유소는 방문 고객의 편의 향상에 초점을 맞췄는데 이제는 사회 안전망으로써의 역할까지 고려하는 것이다.

SK에너지는 추후 전국 모든 SK주유소와 충전소에 확산 추진할 계획이다. 동네응급처치소를 중장기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 모델로 정착해 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내 주유소의 역할은 다양해졌다. 거리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주유소 내 유휴공간을 물류 거점지, 짐 보관함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는 쿠팡의 로켓배송 거점지다. 현재 수도권 소재 주유소에서 운영 중이나 향후 전국으로 거점을 확대한다. 이밖에 여성을 위한 안심 택배함, 스타트업과 제휴한 셀프 스토리지로도 활용 중이다.

GS칼텍스 주유소는 GS25 편의점 제품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접근이 어려운 도서지역에 생수, 도시락, 식재료 등 생활 물품과 안전상비의약품과 같은 구호 물품을 신속히 배송할 수 있게 했다.

에쓰오일은 방문고객 서비스에 집중한다. 최근 3000평에 달하는 초대형 부지에 세차 서비스, 카페 등을 마련해 차량 관리는 물론 휴식까지도 한 공간에서 가능하게 구성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기, 수소 충전 공간으로 나아가는 것은 당연한데 이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보니 다른 사업으로도 영토 확장을 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