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맑음'·정유 '흐림'…3분기 실적 윤곽

롯데케미칼 3분기 실적, 전분기比 149% 급등

ABS, NB라텍스 등 제품 수요 및 마진 증가

정유사 3분기 적자 확대…정제마진 부진 지속

"재고평가손실 환입 이연하면 흑자전환 가능"

LG화학 NCC공장

정유·화학업계 3분기 실적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증권업계는 화학업계가 강세를 이어가는 반면 정유업계는 기대했던 흑자전환 가능성 마저 위태롭다고 내다봤다.

SK증권은 28일 화학업계 3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SK증권 손지우 연구원은 "실적이 꽤 좋았던 2분기보다 하락할 수도 있겠으나 양호한 성적을 이어가겠다"고 내다봤다.

업체별로는 국내 대표 화학사인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의 강세를 점쳤다.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에도 고무계열, 염소계열 등의 제품 호조가 이를 견인한다는 것이다.

LG화학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분기 대비 23%, 전년동기 대비 86% 증가한 7046억원을 예상했다. 롯데케미칼은 전분기 대비 148.5% 급등한 818억원,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분기보다 10.9% 상승한 1600억원의 영업성과를 낼 것으로 관측됐다.

이들이 생산하는 고부가 합성수지(ABS), NB라텍스,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은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마진을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ABS마진은 중국향 수출 증가에 힘입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NB라텍스는 전방산업인 니트릴 장갑 판매 확대에 단가를 6% 가까이 끌어올렸다. 재고 부담에 저점을 지속하던 MEG마진은 지난 3개월 전보다 24.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정유사 하반기 흑자를 예상했던 증권업계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SK증권은 정유업계가 3분기에 전분기 대비 적자폭을 키울 가능성도 점쳤다.

앞서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급락과 정제마진 악화로 지난 상반기에만 5조원의 적자를 냈다. 증권업계는 이를 상쇄하기 위해 3분기 흑자 물꼬를 트는 것이 절실하지만 조건이 여의치 않다고 부연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두달간 소폭 오름세에 그쳤다. 특히 국내 정유사들이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는 7월 평균 배럴당 43.30달러에서 8월 43.88달러로 0.58달러 상승에 머물렀다.

정제마진 사정은 더 좋지 않다. 하반기 들어 휘발유 마진이 올랐지만 경유와 등유는 최저치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에 배럴당 4~5달러까지 올라야 하는 정제마진은 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이에 대해 하이투자증권 원민석 연구원은 "휘발유가 수요 회복으로 견조한 가격 흐름을 보임에도 경유의 재고 부담 증대로 인한 약세에 복합정제마진이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증권업계는 9월 흐름에 따라 분위기가 반전할 가능성도 덧붙였다. 다만, 한달만에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급등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나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을 감안하면 유가와 정제마진 회복은 더딜 것"이라면서도 "최근의 유가 회복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환입이 3분기로 이연되면 적자 축소나 흑자 전환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