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부진에 이중고

송고 2018.09.05 16:52 | 수정 2018.09.05 16:52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출시 이후 처음으로 설정액 감소…최근 3개월 공모형 수익률 -1.9%

코스닥 부진 영향 커…"사모형 포함 추가 설정액 증가 어려울 것"

코스닥벤처펀드가 설정액 감소와 동시에 수익률 부진에 빠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픽사베이

코스닥벤처펀드가 설정액 감소와 동시에 수익률 부진에 빠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코스닥시장 부진 영향으로 코스닥지수가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는 한 설정액이 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12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은 7556억원으로 전달보다 167억원(2.16%) 줄었다.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도 출시 이후 처음으로 설정액이 쪼그라들었다. 8월말 기준 2조2072억원으로 전달보다 0.26% 줄었다.

이에 공모와 사모를 합한 전체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도 8월 말 기준 2조9628억원으로 전달보다 225억원(0.76%) 줄었다. 전체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4월 5일 펀드 출시 이후 처음이다.

수익률도 부진하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의 4일 기준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은 -1.91%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동안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1'이 -8.27%로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KB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2'(-7.69%), '미래에셋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1'(-4.32%),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투자신탁1'(-3.32%) 순으로 수익률이 저조했다.

코스닥시장 부진 영향이 컸다.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이후 5개월(4.5~9.5) 동안 코스닥지수는5.63% 떨어졌다.

코스닥벤처펀드의 편입 비중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해야 하는데 편입할 수 있는 물량이 한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편입 비중을 맞추기 위해서 기대 수익률이 썩 좋지 않더라도 편입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의 주식 등에 투자한다. 자산의 15% 이상은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 CB(무담보 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에 투자한다.

코스닥시장 부진으로 인한 낮은 수익률에 앞으로도 설정액 증가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이 급격히 좋아지지 않는 이상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은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설정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모형의 경우 더욱 추가 자금 유입이 어려울 것"이라며 "사모형의 설정액이 증가하려면 신상품을 출시해야 하는데 코스닥시장이 좋지 않아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벤처펀드의 장점으로 거론되는 세제 혜택을 받으려고 해도 3년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세제 혜택 유인 물량은 이미 다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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