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공포] 롯데百, 시민 안전 위협하는 대규모 행사 감행

송고 2015.06.12 19:33 | 수정 2015.06.12 19:39
조호윤 기자 (hcho2014@ebn.co.kr)

고객·직원 안전은 뒷전…매출 올리기 '급급'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백화점-트레블 박람회' 행사장 입구.ⓒEBN

메르스 확진 환자가 확산되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오프라인 대규모 할인 박람회를 감행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늘부터 14일까지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제1회 트레블 박람회’를 열고, 바캉스 패션 및 인기 아이템을 최대 80%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의 이번 대규모 행사 감행은 고객들은 물론 자사 직원들의 안전보다 ‘매출 올리기’에 급급한 성숙하지 못한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여행 가방, 선글라스 등 다양한 여행관련 상품들을 선보였다. 박람회장 한켠에는 무료로 네일케어를 받을 수 있는 공간과 테이블에 앉아서 휴식을 할 수 있는 까페도 마련됐다.

‘트레블 박람회’인 만큼 여행사 부스도 자리했다. 이번 행사와 연계된 프로모션은 없었지만 메르스 여파로 고객이 뜸해서인지 직원들은 할인을 제안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에는 1만~2만원 정도 가능하며, 국외의 경우 최대 5%는 할인해주겠다”고 말했다.

'트레블 박람회'에 비치된 손 소독제.ⓒEBN

시기가 시기인 만큼 위생관리가 우려됐다. 박람회장에는 와인, 신발, 귀금속, 패션 등 다양한 브랜드 부스들이 촘촘하게 위치해있었다.

특히 메르스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호흡기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1m도 안되는 반경에 서로 마주보고 서있었다. 위생관리는 곳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한 게 전부였다.

비난 여론을 감수한 할인행사였지만 박람회장은 한산했다.

한 직원은 간간히 입장하는 고객을 놓칠새라 “예쁜 옷 보고 가세요~ 예쁜 옷들이 놀고 있어요. 신상품인데 절반이상 할인했어요”라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트레블 박람회' 행사장 내부 모습.ⓒEBN

행사장 곳곳에는 중국어 통역자들이 상주하고 있었다. 내국인 고객 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까지 놓지지 않겠다는 것. 그러나 메르스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이 취소되면서 이마저도 녹녹지 않았다.

이번 박람회에서 단기 중국어 통역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우이신(가명) 씨는 “(행사장에서)정말 싼 가격에 판다. 입고 있는 바바리도 5만원에 산 것”이라며 “그러나 메르스 때문에 중국인 손님들을 찾아볼수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외벽에는 ‘트레블 박람회’를 알리는 대형 플랜카드가, 1층 에스컬레이터 앞에서는 직원이 고객들에게 행사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부터 호텔까지 가는 길목에는 행사를 알리는 문구들이 걸려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1층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트레블 박람회'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다.ⓒEBN

여유로운 쇼핑을 즐기는 고객도 있었다. 주부 최영아(가명) 씨는 “아파트로 전단지가 와서 (이 행사를) 알았다”며 “정말 싸게 잘 샀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규모 할인행사는 불특정 다수가 몰리는 만큼 메르스 확산 위험을 배제할수 없다.

실제로 이케아코리아는 이날부터 진행하기로 한 ‘첫 멤버 세일’을 광명시청과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잠정 연기한바 있다.

행사 지속 여부에 대해서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당초 계획됐던 일요일까지 진행될 것"이라며 "매장 곳곳에 손 소독제를 30개 이상 비치하는 등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레블 박람회'는 이번이 첫 회이나 기존에도 롯데호텔 공간을 빌려 대규모 행사를 진행해왔다"며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행사"라고 답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에는 '트레블 박람회'를 홍보하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다.ⓒ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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