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브랜드는 기업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일류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제품 가격의 상한선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의미가 된다. 일류 브랜드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브랜드 평가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자동차에 있어서도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현대·기아차도 일류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되면서 브랜드 순위가 상승하고 있는 것.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일류 브랜드를 향한 거침없는 질주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해 8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의 현대차 및 기아차 공장을 연이어 방문한 자리에서 ‘일류 브랜드 도약’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의 10년은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일류 브랜드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며 “그 동안 초기품질 1위, 북미 올해의 차 수상, 10대 엔진 선정 등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만족하지 말고 현대·기아차가 일류 브랜드가 되기 위해 모든 정성을 다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10년 동안 현대·기아차가 명실상부 일류 브랜드가 돼 소비자들이 최고로 선호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더욱 갈고 닦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경제 위기, 국내 자동차 시장 성장세 둔화, 수입차 공세 강화 등 국내외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량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에 있어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정 회장의 주도로 강력히 추진해 온 품질경영이 결실을 거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품질 이외에 디자인 경쟁력, 다양하고 새로운 마케팅 활동까지 더해져 이전의 ‘싼 가격에 괜찮은 자동차’란 평가에서 벗어나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그 가치를 당당히 인정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과도한 인센티브를 자제하면서 ‘제값 받기’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최근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 미국의 권위 있는 경제주간지 포브스의 글로벌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도 잇달아 순위에 오르며 세계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 가장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10월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 평가 및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Interbrand)의 ‘2014 글로벌 100대 브랜드’ 발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년 대비 각각 3계단, 9계단 상승해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인정받은 것이다.

인터브랜드는 매년 전 세계 주요 브랜드의 자산 평가를 실시,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글로벌 100대 브랜드’는 재무상황과 마케팅 측면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각 브랜드가 창출할 미래 기대수익의 현재가치를 평가·반영해 선정된다.

◆현대차, 글로벌 브랜드 40위권 진입…브랜드가치 100억 달러 돌파

ⓒ현대차

현대차는 전년 대비 3계단 상승한 40위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주요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40대 브랜드로 도약했다. 동시에 지난 2005년 국내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100대 브랜드에 진입한 이후 10년 연속 선정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또 지난해 기록한 90억 달러보다 16% 증가한 104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함으로써 아우디(98억 달러), 포르쉐(72억 달러) 등의 고급 브랜드들보다 먼저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차의 올해 브랜드 가치는 2005년의 35억 달러와 비교해 무려 200% 증가했으며, 순위 또한 84위에서 44계단이나 상승했다. 최근 10년간 브랜드 가치 상승률 및 순위 증가 폭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 중 1위를 기록한 것이다.

경쟁 업체를 압도하는 속도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온 현대차는 자동차 브랜드 순위에서도 2012년부터 3년 연속 아우디를 제치며 지난해와 동일한 7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005년 1월 글로벌 브랜드 경영을 대내외에 선포하며 브랜드 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고, 그 해 84위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처음 진입했다. 이후 2011년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인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을 선포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모든 과정에서 현대차만의 프리미엄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해왔다.

브랜드 경영에 대한 투자와 육성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모던 프리미엄’을 선포한 2011년 이후 브랜드 가치가 매년 평균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단순한 외부 브랜드 노출에 그치지 않고, 임직원 모두가 브랜드 철학에 대해 깊이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제품 개발, 마케팅, 서비스 등 전 부문에서 고객이 현대차 브랜드에 대해 일관된 메시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현대차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판매 증대와 수익성 강화를 이뤄왔다.

국내에서는 완성차 업계 최초의 브랜드 체험관인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전 세계 글로벌 딜러의 시설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에 총 120억원을 후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 레이싱 축제 개최,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참가, 월드컵 후원 등 대규모 문화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서비스 부문에서도 여성 전용 차량검진 센터인 ‘블루미’ 운영, 차량 정비 시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차량을 인도해주는 ‘홈투홈 서비스’, 과잉 정비에 대해 최대 300%를 보상해주는 ‘과잉 정비 예방 프로그램’ 등 기존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고객 만족을 높이고 있다.

◆기아차, 전년 대비 9계단 오른 74위…빠른 성장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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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도 지난해에 이어 ‘2014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선정됐다. 기아차는 전년 대비 15% 상승한 53억9천600만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며, 전체 순위 74위에 올랐다. 70위권 진입은 처음이다.

글로벌 100대 브랜드의 평균 브랜드가치 성장률이 6.7%인 것에 비해 기아차는 14.6%의 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기아차가 기록한 74위는 지난해 기록했던 83위보다 9계단 상승한 것으로 닛산과 함께 자동차 업계에서 최고의 순위 상승폭을 보였다.

기아차는 2007년 ‘디자인경영’을 선포한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 2012년에 처음으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진입했다. 올해에도 높은 성장세로 2007년 브랜드 가치 평가액 9억 달러에서 7년 만에 480%에 달하는 브랜드 가치 성장을 이뤄냈다.

기아차의 성과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품질경영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디자인 경영, 2011년부터 대대적으로 추진해온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등의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브랜드 인지도 강화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해 ‘The Power to Surprise(세상을 놀라게 하는 힘)’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설정했다. 전 세계 모든 고객접점에서 이를 효과적이고 일관되게 구현하기 위해 제품개발, 광고 및 영업·서비스 등 대고객 활동측면의 혁신을 추진해왔다.

또 지난 2009년 이후 기아차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정체성이 반영된 신차를 대부분의 라인업에서 출시했다. 그 결과 레드닷, IDEA 어워드, iF 디자인상 등 세계 메이저 디자인상을 다수 수상했다. 제이디파워, 컨슈머리포트 등 주요 시장 조사 기관으로부터 우수한 상품성도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제이디파워가 발표한 2014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지난해 보다 2계단 상승한 일반브랜드 부문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는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기아차의 고유한 브랜드 정체성을 청각, 후각, 미각, 시각, 촉각 등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에 담아 전달하는 ‘오감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2012년부터 ‘A Different Beat(또 다른 박동)’라는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을 제시하며 Vibrant(활력이 넘치는), Distinctive(눈에 띄게 탁월한), Reliable(믿음직스러운) 등의 핵심요소를 중심으로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아차는 올해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의 공식 후원사로 활동한 것은 물론, FIFA(세계축구연맹), UEFA(유럽축구연맹), 美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美 NBA(미국 프로농구협회),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후원 등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아차

한편,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는 지난 11월 5일(현지시간) ‘2014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100대 브랜드’를 발표했다. 포브스는 매년 세계 각 기업들의 매출 등을 종합해 브랜드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해 발표하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가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71위, 기아차는 80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평가보다 10계단 상승한 7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브랜드 가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78억 달러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80위로, 순위에 처음 진입했으며, 브랜드 가치는 69억 달러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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