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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광란의 1920년대

  • 송고 2024.02.14 06:00 | 수정 2024.02.14 06:00
  • EBN 관리자 (gddjrh2@naver.com)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요즘 미국 주식시장은 기록의 연속이다. 설 연휴 기간 미국 S&P500은 드디어(?) 종가 기준으로 9일 5000선을 넘어섰다. 상승 기간도 기록적이다. 미국 증시는 지난 15주 동안 14주째 올랐다. 1972년 이래 처음이다.


미국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의 근원은 무엇일까? 생산성과 Tech 기업실적이다.


우선 생산성이 우월하다. 기업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GDP 성장률은 인구와 생산성 증가율의 합이다. 지난 5년 평균 기준 미국 노동력은 0.4% 늘었고, 생산성은 2.1% 증가했다.


그런데 2023년 4분기 기준 전년 대비 인구 증가율은 0.5%, 생산성 증가율은 3.2% 늘었다(GDP 3.7%). 즉, 지난 5년 평균 미국 명목 성장률은 2.5%인데, 최근 미국 성장률은 3.7%를 기록했다. 대부분 생산성 증가 영향이다. 그만큼 생산성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다.


다음으로는 Tech 기업 실적이 우월하다. 생산성 향상 요인은 바로 인공지능(AI)과 관련 투자 관련이 높다. 이번 실적 발표 시즌에서 관건은 AI 관련 매출 여부가 결정적이었다.


AI 매출이 늘어나는 기업 주가는 좋고, 그렇지 않은 기업들 주가는 좋지 않았다. 주가 측면에서도 AI와 관련이 높은 엔비디아, AMD가 앞서고, 다음으로 장비업체(ARM, AGVO 등), 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 그리고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뒤를 잇고 있다.


Tech 기업들과 이들의 생산성 향상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광란의 1920년대를 상기시킨다. 1차 세계대전 이후인 1920년대 생산성 향상은 전자 하인이라고 불렸던 가전제품이 주도했다.


진공청소기, 라디오, TV, 페니실린 등 혁신적인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생활이 바뀌었다. 지금은 AI 투자와 적용이 늘어나고 있다.


WSJ(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AI를 도입하면서 일의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생산성 증가가 주가 Melt up(녹아 내리듯 주가가 올라가는 현상)의 핵심인 것이다.


걱정은 있다. 주가 상승의 피로도가 쌓였다. 과도하게 특정 섹터와 기업들에게 집중됐다. 예컨대 Tech·커뮤니케이션 섹터 비중이 미국 시가총액 기준으로 38%를 넘어섰다.


과거 90년대 후반 닷컴버블 당시 Tech·커뮤니케이션 섹터의 시가총액 비중은 40%를 넘어서기도 했다. 닷컴버블 국면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실제 이익 비중으로 보면 90년대 후반과는 다르다. 90년대 후반 닷컴버블 당시 Tech·통신 섹터의 섹터 비중은 40%인데, 이익 비중은 20%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지금 Tech·커뮤니케이션 섹터의 시가총액 비중은 38%인데, 이익 비중은 32%다. 90년대 후반 닷컴버블 당시에 비해 투기적 버블 양상은 훨씬 덜 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특정 섹터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는 약점이 있긴 하나, 지금이 버블 붕괴 직전이라고 볼 만한 징후로 보기는 어렵다. 지금 이러한 Melt up 국면이 진행 중이라면, 미국 증시와 AI 관련 투자에 대해 너무 고점이라고 한정 지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국내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미국 매그니피센트7이라고 부를 만한 핵심 AI 관련 업체들로 볼 수 있는 기업들은 적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반도체, 반도체 장비, 일부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그나마 미국 주식시장과 함께 상승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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