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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쌓아라”…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에 은행권 긴장

  • 송고 2023.11.03 11:03 | 수정 2023.11.03 11:03
  • EBN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순이익엔 영향 없지만, 당기순익은 감소”

은행주 투자 매력 크게 꺾일 수도

은행들은 향후 예상 손실을 추산하는 모형을 기반으로 충당금 적립 적정성 점검하고, 그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각 사 제공

은행들은 향후 예상 손실을 추산하는 모형을 기반으로 충당금 적립 적정성 점검하고, 그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각 사 제공

은행의 손실흡수능력과 관련 금융당국이 ‘특별대손준비금’ 추가 확충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권이 긴장하는 모양새다.


은행권에서는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 부담 확대로 당기순이익과 배당가능이익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은행들은 향후 예상 손실을 추산하는 모형을 기반으로 충당금 적립 적정성 점검하고, 그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제19차 정례회의에서 ‘은행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앞서 3월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에서 논의된 은행 건전성 제도 정비방향의 후속 조치다.


당국은 은행의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적립 수준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특별대손준비금 확충을 요구할 수 있다.


은행이 손실에 대비하는 수단으로는 대손충당금과 대손적립금이 있다. 대손충당금은 채권을 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 미리 손실로 반영해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순이익이 줄어든다.


대손적립금의 경우 순이익에는 영향이 없지만, 금융사들의 보수적인 충당금 전입 기조를 감안하면 당기순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위에 의하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0.93%로, 미국(1.67%)과 유럽(1.51%)보다 크게 낮다.


이에 개정안은 충당금·준비금 규모가 잠재 부실여신 부실화 시 필요한 충당금·준비금보다 부족할 경우 금융위가 은행에 대손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게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은 은행권 자산건전성·손실 흡수능력을 고려해 금융위 의결을 거쳐 시행될 방침이다.


기존에는 금융당국이 은행에 손실 흡수능력 확충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없었다.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충당금·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은행에 협조를 요청해왔다.


또 개정안은 은행권의 예상 손실 전망모형을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은행은 회계기준에 따라 자체적으로 마련한 예산손실 전망모형을 사용해 예상손실을 추정하고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왔다. 하지만 과거 저금리 상황에서의 낮을 부도율을 토대로 예상손실을 산출하는 등 미래전망정보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은행은 예상손실 전망모형에 따른 충당금 적립의 적정성을 점검, 그 결과를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은행이 예상손실을 적절히 측정했는지 확인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은행에 대해서는 개선 요구 등을 조치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개선으로 은행권 손실 흡수능력이 향상돼 국내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되리라고 기대한다”며 “은행권 건전성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한 대응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당장 내년부터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횡재세(초과이익 환수) 논란까지 겹치면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이번 개정안으로 배당 가능한 이익 감소도 불가피해졌다. 배당주로서의 은행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크게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별대손준비금의 적립으로 자본건정성은 개선될 수 있다”면서도 “배당 가능한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금융주 투자 매력이 떨어지게 되 주주이탈이 가속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까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부동산 PF문제 등으로 각 금융사마다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까지 도입되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는 금융사 입장에선 당기순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어느정도 수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책정해야 할지를 놓고 각 금융사마다 고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말 대손충당금은 5조5428억원으로 기록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 두배(94.1%)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그 증가율이 모두 100%를 웃돌았다. KB금융은 3분기까지 1조7682억원을 쌓아 전년동기 대비 124.2%p 급증했으며, 하나금융은 1조 2184억원을 적립해 같은 기간 105%p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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