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방류] 속 타는 노량진…손님 발길 끊길까 ‘전전긍긍’

송고 2023.08.24 15:22 | 수정 2023.08.24 15:23
EBN 신승훈 기자 (shs@ebn.co.kr)

수산물 1번지 노량진수산시장...차가운 분위기 속 횟집 발길 뜸해

노량진수산시장 상우회·출하주협의회…“국민 불안 부추기지 말라”

시민들도 오염수 걱정…“삼중수소 우려…큰 육식성 어종 피할 것”

대책 마련 나선 서울시…산지·어종 불문 모든 종류 수산물 표본조사

노량진수산시장 1층 모습 [사진=신승훈 기자]

“아무리 안전하다고 말해도 사람들이 믿어줄까요.”

24일 오전 노량진수산시장 1층에서 가리비·전복 등 어패류를 판매하는 상인 A(50대)씨는 “방사능 검사를 매일 실시하고 있지만, 사람들 불안이 해소될지는 모르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일본 정부가 이날 오후 1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나선 가운데 국내 수산물 1번지 ‘노량진 수산시장’의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평일 오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갈치와 고등어 등 서민 밥상에 올라가는 생선류 판매장을 제외하고 횟집이나 홍어집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실제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의 최대 골칫거리다. 오염수 방류가 소비자의 수산물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실제 노량진수산시장 외벽에는 ‘원전오염수 관련 괴담 유포’ 규탄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노량진수산시장 상우회 일동은 ‘국민 불안 야기하는 원전오염수 괴담, 더는 용납 안 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고, 노량진수산시장 출하주협의회도 ‘근거 없는 원전오염수 괴담, 듣지도 말고 믿지도 말자’는 내용의 현수막을 부착했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종사자 일동 현수막 [사진=신승훈 기자]

‘오염수 괴담’과 관련해 1층에서 광어·우럭·도미 등 횟감을 판매하는 상인 B(40대)씨는 “정치권에서 어디는 오염수가 문제없다고 하고 어디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게 국민 불안을 키우는 것 아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점심시간을 앞둔 시간이었지만, 2층 횟집 사정도 1층과 다르지 않았다. 노량진수산시장 2층서 횟집을 운영 중인 C(50대)씨는 “원래 평일 낮에 손님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피크타임인 저녁이나 주말에 손님들이 와야 하는데 오염수 때문에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오염수 방류 소식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노랑진수산시장 2층에서 만난 D(30대)씨는 “당장 오염수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환경단체 얘기를 들어보니 먹이사슬을 통해 삼중수소 피폭치가 누적된다고 들었다. 될 수 있으면 커다란 육식성 어종은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삼중수소는 후쿠시마 원전의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을 말한다. 일본 도쿄전력은 삼중수소의 농도를 해수 1200톤(t)으로 희석해 리터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낮춰 방류한다.

노량진수산시장 출하주협의회 현수막 [사진=신승훈 기자]

문제는 삼중수소로 인한 내부 피폭 가능성이다. 티머시 무쏘 미(美) 사우스캐롤라이나 생물학 교수에 따르면 삼중수소의 베타 방사선이 흡입이나 섭취를 통해 생물의 체내에 축적되면 인체를 투과하는 세슘 감마선보다 두 배 이상의 내부 피폭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중수소 내부 피폭은 먹이사슬과 수 세대에 걸친 축적으로 종 유전 정보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상인과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서울시는 산지와 어종을 불문하고 모든 종류의 수산물을 대상으로 매일 표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검사 결과도 실시간 공개한다.

특히 노량진수산시장을 포함한 가락시장, 수협 강서공판장이 운영되는 월요일부터 토요일에 유통된 수산물은 매일 방사능 검사를 한다. 당초 수입산만 검사하기로 했지만, 국산 수산물도 포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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