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수주와 건설관련 심리 및 고용지표 개선세에도 건설자재 가격 급등과 수급 차질이 회복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9일 한국은행은 'BOK 이슈노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 2020년 이후 건설수주, 착공 등 선행지표, 건설관련 심리 및 고용 지표 개선세에 따라 건설투자가 전반적으로 회복세이나 예상보다 회복 양상은 더디다고 지적했다.
세부적으로는 건설자재 가격이 지난해 1분기 이후 빠르게 상승해 4분기 중 28.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전체 건설자재 중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으로 가격이 급등한 품목수는 지난 2020년 8.9%에서 올 초 63.4%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자재 가격 급등에는 △글로벌 원자재가격 상승 △일부 자재 공급 부족 △국내외 자재 수요 증가 등 여러 수급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며, 수요 요인보다는 글로벌 원자재가격 상승 등 공급요인의 영향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철강 등 금속제품 가격이 전체 가격상승을 주도했다.
2000년 이후 건설자재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이번 상승은 2007~2009년 상승기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건설자재 가격 상승기는 2000년대 초반, 2007~2009년, 2010년대 중반 이후로 나타났는데, 2007~2009년 중에도 건설자재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건설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건설수주와 건설기성 간의 긴 시차를 고려하면 건설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건설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건설자재 가격상승이 중간투입비용 상승을 일으켜 건설업 부가가치를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상우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향후 건설자재 가격은 글로벌 원자재가격 등 공급요인의 영향이 완화되면서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나 과거 공급요인 주도 가격상승기에 비해 안정화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주요 원자재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등 건설자재 가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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