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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자동차산업 호조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 송고 2023.07.03 02:00 | 수정 2023.07.03 02:00
  • EBN 관리자 (gddjrh2@naver.com)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반도체산업의 부진을 자동차산업이 뒷받침하면서 제조업이 그나마 순항하고 있다. 금년 5월까지 자동차 내수는 전년동기 대비 10.5%가 증가했으며, 수출도 31.0%가 증가해 국내 생산이 26.0% 증가한 182만7403대를 기록했다. 세계 자동차 수요가 긴 터널을 지나 회복하고 있고 반도체 공급 차질도 거의 해결되면서 얼마 전까지 밀려있던 선주문 물량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판매가 증가해온 수입차 수요는 6.7%가 감소한 10만5778대를 기록했다.


국내 6개 완성차업체 중 내수가 감소한 업체는 르노코리아와 타타대우다. 판매 모델의 노후화와 중대형 상용차·특장차 수요가 상대적으로 부진하기 때문이다. 국내 자본이 인수한 KG 모빌리티의 내수는 40.8% 증가해 완성차업체 중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수출은 승용차가 주도하고 있는데 6개 사 모두 증가하고 있다. 유독 눈에 띄는 업체는 한국지엠으로 5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무려 82.0%가 증가했다. 한국지엠이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쉐보레 모델들이 양호한 품질을 바탕으로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J.D. 파워가 평가한 초기품질에서 쉐보레 브랜드는 5위를 차지해 현대기아차를 앞섰다. KG모빌리티의 수출도 전 세계적인 SUV 붐에 힘입어 34.3%가 증가했다. 이처럼 내수와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자 국내 생산도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내수가 부진한 르노코리아와 타타대우는 생산물량이 감소했다.


완성차 수출 금액은 국내 완성차업체의 모델 고급화와 수출 단가 상승에 따라 물량 증가율보다 높은 44.3%를 기록했다. 그런데 부품 수출이 2.6% 감소해 우려된다. 우리 자동차 부품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 생산은 지난 1월~4월 중 전년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2021년까지는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생산과 우리 부품 수출은 정(正)의 상관관계를 이어왔다. 그런데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 완성차 생산은 8.9% 증가했지만, 부품 수출은 22.2%에서 2.4%로 둔화했다. 주요국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자 부품업체들이 해외생산을 통해 판매를 증대하고 국내 완성차업체가 조달처를 다변화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국내 자동차 부품 분류는 내연기관차에 맞춰져 있고 미래차 주력 부품인 전기전자(전장)부품 분류가 아직 없다 보니 정확한 평가가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분류 통계를 사용해 분석해 보면 전장부품 수입이 꾸준히 증가해 오다가 코로나19와 반도체 공급 차질을 빚은 2020년 전년 대비 0.3% 감소했으나 2021년에는 5.8%, 2022년에는 21.0% 증가했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전기동력차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전장부품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전장부품의 60% 이상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어 문제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선진국 다국적 전장 부품기업과 국내 업체들이 우리나라에 부품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업체들이 생산한 전장부품의 수입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부품업체 중 미래차 관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 비중이 14%에 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 기업보다 비중이 높고 숫자로 본다면 우리의 10배를 넘어서고 있다. BYD가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전문가는 중국의 전기차 기술이 전용 플랫폼, 연료전지, 파워 배터리와 3세대 반도체에서 미국과 유럽을 추월했다고 평가했다. 미래차 부품으로의 전환이 상대적으로 느린 국내 업체가 귀담아들어야 한다.


1~5월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0.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유럽시장 점유율은 8.4%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p 하락했다.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전기동력차 판매 증가율도 둔화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해 미국시장에서의 판매가 둔화하고 있고 미국을 제외한 세계시장에서 중국업체의 파상공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생산국에 이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중국 완성차업체들은 신흥개도국에도 생산공장을 앞다퉈 건설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모델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중국의 1~5월 자동차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80% 증가한 193만 대를 기록해 우리의 118만 대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 정부는 중국의 금년 자동차 수출이 400만 대에 달해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중국의 완성차 상위 10대 수출국을 비교해 보면 호주, 영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겹친다. 중국의 10대 자동차 수출국에 대한 우리의 수출은 호주를 제외하고는 큰 폭으로 밑돌았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중국 브랜드 업체뿐 아니라 테슬라, BMW, 혼다 등이 합세해 증가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업체의 전기차 수출도 증가하고 있는데 1~5월 중에만 전년동기 대비 60% 증가한 45만7000대를 기록했다. 유럽이 2021년에 아시아를 제치고 중국의 최대 전기차 수출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수출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의 MG Mulan 모델은 금년에 유럽 30개국을 비롯해 80여 개국에 수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테슬라 모델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지난해에 71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38%를 수출했다. 금년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800만 대를 넘어서고 수출은 100만 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미국이 첨단기술의 중국 유출을 차단하고 있지만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자국 기업간, 그리고 유럽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극복해 나가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는 과거 우리가 그랬듯이 핵심 부품의 국산화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산업은 2017년 이후 수요 감소, 코로나19, 반도체 공급 차질, 근로자 수급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2026년부터 대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듯이 세계 자동차산업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시의적절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공급업체들의 준비는 아직 부족하다. 우리 자동차산업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했지만 이후 수익 저하와 전환 부진이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2026년 세계 1위를 부르짖는 것도 좋지만 아래로부터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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