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도 1순위 미달…고분양가 논란 단지 청약 시들

송고 2022.09.23 11:14 | 수정 2022.10.24 21:28
EBN 김덕호 기자 (pado@ebn.co.kr)

인덕원자이SK뷰, 지역내 1순위 청약 미달

남구로역·천왕역 등 초역세권 단지도 낮은 경쟁률

ⓒ연합뉴스

금싸라기로 불리던 수도권 역세권 단지에서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집값 고점 인식, 거래 냉각,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더해지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23일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는 지난 20일 진행된 해당 지역 1순위 청약에서 11타입 가운데 5개 타입이 미달을 기록했다. 522가구 모집에 595명이 청약했고 평균 경쟁률 1.1대 1을 기록했지만 △39.9㎡(6가구) △49㎡A(111가) △49㎡B(20가구) △59㎡B(3가구) △112㎡(14가구) 등은 인기가 없었다. 미달 물량은 이후 진행된 기타지역 청약에서 마감됐다.

저조한 흥행은 인근 단지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달을 기록한 인덕원자이SK뷰 전용면적 59.9㎡ 분양가는 약 7억7800만원으로 인접 단지인 '인덕원 센트럴자이' 전용면적 59.9㎡ 최근 매매가격 7억7000만원보다 높다. 또한 구축 단지 가격이 하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현재로서는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분양가 논란이 생기면서 시공사는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증정 등 고가 이벤트를 내걸면서 이목을 끌었지만 부진한 성적을 피하지 못했다.

고분양가 단지 미분양은 서울 역세권 단지들에서도 보인다. 지난달 1순위 청약을 마감한 '남구로역동일센타시아'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 등 2개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한 것이다.

남구로역동일센타시아는 서울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과 도보 5분 이내에 위치한 초역세권 단지다. 그러나 1순위 청약에서 16개 타입 중 △전용 33㎡(1가구) △34㎡(1가구) △43㎡(2가구) △36㎡(4가구) 등 4개 타입이 미달됐다.

미달을 기록한 전용 36.9㎡의 분양가는 4억4700만원으로 인접한 '구로두산위브' 동일 면적 매매가(5억2000만원, 6월 거래)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트레뷰' 역시 7호선 천왕역과 인접해 좋은 청약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됐던 단지다. 그러나 일반분양 134가구 모집에 114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0.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별로는 △전용84㎡A형(42가구) △전용 84㎡B(12가구) 등이 청약 인원을 모집하지 못했다.

미달된 전용 84㎡A의 분양가는 10억9500만원으로 인근 '천왕연지타운2단지' 전용 84㎡ 최근 실거래가(8억7000만원, 4월)과 비교하면 약 2억원 이상 비싸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후 분양되는 단지들은 구축 아파트·오피스텔 대비 크게 높아진 택지비와 공사비가 분양가에 반영된 곳"이라며 "서울과 수도권에서 큰 폭의 하락 거래가 발생하면서 주변단지 시세와 비슷해졌고 이에 청약자들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가격 상승기에는 경쟁적 청약, 묻지마 청약이 일반적이었지만 현재는 가격 하락에 더해 중도금 이자 부담도 커진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인기 대단지에서도 상대적 낮은 경쟁률을 보이고 당첨 확률도 높아졌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보다 신중하게 입지와 차익 여부를 확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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