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가고 물가 태풍 온다

송고 2022.09.06 10:46 | 수정 2022.09.06 10:59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배추·대파 가격 급등 우려"…김장철 분수령

과일 피해는 적어…작황 양호한 배 가격 내릴듯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연합뉴스

연말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도'가 채소 주 재배지들을 강타해서다. 다가오는 김장철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식품업계들이 추석 이후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물가 상승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풍 힌남도가 관통한 제주와 경상 지역 채소의 가격 변동이 전망된다. 이 지역은 대파, 마늘 등의 주 산지다. 추석 이후 재파종이 가능한 곳 위주로 복구 작업이 이뤄지겠지만 10월 날씨에 따라 물량과 가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조사연구원은 "추석 이후에는 물가가 안정되겠으며 겨울 채소 산지인 경상도 지역이 타격을 입으면서 연말께 가격 상승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여름철 내내 이어진 비 피해에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4% 올랐다. 품목별로는 호박(83.2%), 배추(78%), 오이(69.2%), 무(56.1%), 파(48.9%) 순으로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마트 식품 MD는 "추석 이후 김장철까지 나올 무, 배추는 이미 심어져 있어 태풍이 지난 후 영향과 상태를 봐야하지만, 현재도 물량 부족하기 때문에 추석 이후에도 고시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특히 배추는 이번 김장철 공급 물량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배추 주 생산지인 강원도는 지난달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오면서 무름병이 번져 수확량이 예전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마찬가지로 병충해로 몸살을 앓은 영양과 안동, 청송 등에서의 고추 수확량은 예년과 비교해 20~3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일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을 전망이다. 사과, 감, 포도 등 주요 과일에 대한 태풍 피해(낙과 등)는 크지 않아 추석 이후 수요에 따라 시세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작황이 양호해 재고가 많이 비축된 홍로 사과와 신고배 가격은 내려갈 가능성이 가장 큰 품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경남도는 힌남노 북상으로 인해 이날 오전 7시 기준 도내에서 농작물 507㏊, 시설물 9.2㏊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벼가 넘어지거나 침수되는 등 벼 피해 224㏊, 배·사과 등 낙과 피해가 249㏊, 기타 밭작물 피해가 34㏊로 파악됐다.

경남도는 농작물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도내 303개소에 걸쳐 배수장 펌프 724대를 비상 가동 중이다.

이밖에도 식품업계가 하반기 가공식품 등의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하반기 국내 식료품 물가는 8.4% 더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 안정화에 사활을 걸었다.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 움직임은 앞으로 1~2개월은 더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비축물량 방출 확대와 할인쿠폰 등 재정 지출을 통한 행사로 가격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USD$	1,331.8	▲0.8
EUR€	1,486.2	▲6.6
JPY¥	932.9	▼1.5
CNH¥	188.1	▲0.9

힌남노 가고 물가 태풍 온다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매매기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