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사외이사 '여풍' 확산

송고 2022.03.16 10:22 | 수정 2022.03.16 10:29
EBN 권한일 기자 (kw@ebn.co.kr)

자산총액 2조 상장기업 8월 시행 자본시장법 개정안 대비

DL이앤씨·삼성엔지니어링·태영건설 등 여성 사외이사 선임

주주총회 일정에 돌입한 주요 건설사들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오는 8월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기업은 특정 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도록 명시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왼쪽부터) 신수진 한국외대 초빙교수(램프랩 디렉터),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양세정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강혜정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학 교수, 윤여선 카이스트 경영대학장. ⓒ각 대학 홈페이지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8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자본시장과 금융 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대비해 신규 추전 이사 중 한명을 여성으로 구성하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과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를 중용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최근 시장에서 중요시되는 IT와 심미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는 24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수진(54) 한국외대 초빙교수(램프랩 디렉터)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DL이앤씨의 첫 사외이사에 선임된 그는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문화역서울284 예술감독, 일우재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예술분야에서 활동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신 교수는 디자인 분야 전문가인 만큼 최근 중요성이 대두되는 공간 디자인 등 미적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17일 열리는 제55기 정기주총에서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이번에 상정된 최정현(48)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현재 환경부 중앙환경정책위원과 산림청 산림복지심의위원을 겸임하는 환경 전문가다. 회사 관계자는 "최 교수의 환경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사적인 ESG 역량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중견 건설사들도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분주하다. 태영건설은 오는 18일 열리는 제49기 주총에서 양세정(61)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양 교수는 제20대 한국소비자학회 회장과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아이에스동서는 25일 열리는 주총에서 강혜정(44)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강 교수는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 후 미국 뉴욕 메네즈 음대에서 석사·최고연주자 과정을 거친 예술 전문가로 알려졌다.

효성중공업은 17일 개최되는 제4기 정기주총회에서 윤여선(56) 카이스트 경영대학장을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한다. 그는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장과 경영공학부장 등을 거친 기술·경영 전문가다.

이미 선제적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건설사도 상당수 존재한다. 삼성물산은 2020년 제56기 정기 주총에서 회계전문가인 제니스 리 S-Oil 사외이사 겸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영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주총에서 조혜경 한성대 IT융합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GS건설 역시 조희진 법무법인 담박 대표변호사를 지난해부터 임기 3년 사외이사에 선임한 상태다.

한편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등 일부 대형 건설사는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여성 이사 선임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현재 적합한 인물을 물색 중으로 개정안 시행 전까지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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