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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파이터 한은, 공급병목 장기화 해법 '막막'

  • 송고 2021.12.21 12:22 | 수정 2021.12.21 14:37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주요국 물가 영향 끼친 글로벌 공급병목, 노동공급부족 현상 국내서도 확산 가능성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정책여력 확보…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우려 차단에 주력

이주열 총재는

이주열 총재는 "올해는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 등 공급측 요인이 물가상승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나 내년에는 공급측 요인과 함께 개인서비스물가, 주거비 등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ebn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으로 인한 물가오름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에 앞서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국은행은 금리인상 효과가 시차를 두고 수요측 물가상승을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내년에 공급병목을 비롯한 다양한 요인이 물가오름세에 작용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상황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공급병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빠르게 높아진 주요국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물가전망도 큰 폭으로 상향조정되고 있다.


지난 8월 4.1%로 전망됐던 미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4.6%로 올랐으며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9%에서 4.2%로 상향조정됐다. 같은 기간 영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2.2%에서 2.5%로, 내년 물가상승률은 2.7%에서 4.1%로 크게 높아졌다.


우리나라 물가상승률도 올해 1~11월 2.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올해 2.3%를 기록한 물가상승률이 내년에도 2%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가격이 높은 물가오름세를 주도하는 공통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GVC)에서는 예비적 비축 증가, 가격정보 왜곡 등에 따른 연쇄효과로 공급병목 영향이 증폭되면서 사전에 예상하기 어려운 경로를 통해 물가상승압력이 파급될 수 있다.


특히 물류차질로 공급망 전반의 유통속도가 저하된 가운데 에너지·노동력 부족 등은 생산단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병목현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증대된 상황이다.


향후 전망을 살펴보면 에너지가격은 동절기 난방수요가 줄어드는 내년 2분기 이후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나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수급불균형 장기화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화석에너지에 비해 공급변동성이 크고 설비 구축비용도 증가했으며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공급망을 매개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경로를 통해 물가상승압력이 반복적으로 파급될 우려도 있다.


내구재의 경우 팬데믹 기간중 정부 지원책 등으로 소비여력이 커진 가운데 경제활동 재개로 자동차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반면 차량용 반도체 생산차질, 해상물류 지체 등으로 공급차질이 발생하면서 수급불균형이 심화됐다.


가전 등 기타 내구재가격도 주요국에 비해서는 낮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해상운임 및 원자재가격 상승분이 일부 반영되면서 오름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가구 가격은 목재가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노동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노동수급 불균형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감염병 위기 발생 이후 감원 및 실업수당 확대로 노동력 이탈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 최근 경기회복에 대응해 신속히 인력을 충원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영국은 코로나19 및 브렉시트 등으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했던 외국인 노동자의 복귀가 지연되면서 저임금 일자리를 중심으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부 업종에서 인력난이 나타나고 있으나 노동시장 전체로 보면 효과적인 코로나19 확산 통제, 전면적 봉쇄조치 미시행, 고용유지지원금 운용 등으로 노동력 훼손이 상대적으로 적어 노동수급 불균형이 크지 않은 편이다.


올해 전산업 임금상승률이 높아졌으나 이는 노동시장 수급상황보다는 일부 업종의 수익성 개선에 따른 특별급여 증가와 기저효과 등에 주로 기인하고 있으며 상용직 정액급여 상승률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다소 밑돌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노동시장 구조변화 등으로 임금상승세가 장기화되고 임금과 물가의 상호작용을 통해 물가상승압력이 구조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병목현상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은 주요 선진국 대비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보다 장기화될 경우 국내에도 그 영향이 광범위하게 파급되면서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자동차 등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공급병목의 물가 영향이 점차 나타나는 가운데 목표수준을 상당폭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 지속 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수요·공급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크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이주열 총재도 올해보다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공급병목 장기화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강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 1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주열 총재는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올해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내년에는 이를 비롯한 다양한 요인들이 물가상승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 이전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0%에서 1.00%까지 선제적으로 인상한 만큼 향후 경제상황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여력은 다소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올해는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 등 공급측 요인이 물가상승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나 내년에는 공급측 요인과 함께 개인서비스물가, 주거비 등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기준금리를 두 번 인상했는데 이는 시차를 두고 수요측 물가상승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실제 물가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률이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물가상황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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