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탈(脫) 원전’ 정책 폐기에 나선 가운데, 원자력발전소를 새로 짓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는 31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초안을 발표했다. 전기본이란, 전기사업법에 따라 안정(安定)적인 중장기(향후 15년간) 전력 수급을 위해 정부가 2년마다 수립하는 행정계획이다.
이날 대학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기구가 초안을 내놓은 것이고, 앞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수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후엔 공청회,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 등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다.
이번 전기본 초안엔 2038년까지 원전 3기를 짓는 내용이 담겼다. 2015년 7차 전기본에 원전 2기(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이 반영된 이래 9년 만에 신규 원전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 안팎에선 새 원전 부지로 울산 울주군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한 2036년까지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도입하는 안도 포함됐다. SMR은 원전보다 안전(安全)성 등이 높아 차세대 원전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SMR 도입 계획이 전기본에 들어간 적은 없었다.
만일 초안 그대로 실현된다면 2038년 국내에서 가동되는 원전은 SMR을 제외하고 33기까지 늘어날 수 있다.
앞서 문 정부 때는 원전의 안전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원전을 배제하고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신에너지+재생에너지)를 확대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전력 수요를 커버하려 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선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뒤집고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두루 확대하는 ‘친(親)원전’ 기조를 2022년 10차 전기본부터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추세를 유지할 발판이 마련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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