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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수요 느는데…열병 확산에 또 ‘金돼지’ 우려

  • 송고 2024.05.23 10:42 | 수정 2024.05.23 10:43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철원군 ASF 발생, 1200여마리 살처분 결정

수요 증가에 가격도 오름세…한달새 11%↑

“생산량 감소기까지 맞물리면 급등 불가피”

수요 증가로 오름세를 보이는 돼지고기 가격에 생산량 감소와 감염병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돼지고기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수요 증가로 오름세를 보이는 돼지고기 가격에 생산량 감소와 감염병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돼지고기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돼지고기 가격에 또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수요 증가로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 감염병 확산은 물론, 돼지 사육 주기상 생산량 감소 시기까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급 불균형 현상이 한꺼번에 맞물릴 경우 돼지고기 가격은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강원 철원군 소재 1200여마리를 사육하는 양돈 농장에서 ASF 양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역학조사와 함께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는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을 실시한다.


중수본은 이번 발생으로 살처분되는 돼지는 전체 사육마릿수의 0.01% 수준으로, 국내 돼지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 2022년 5월 ASF 발병 당시에도 정부는 돼지 수급에 문제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전국으로 번지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당해 하반기까지 30% 넘게 상승한 바 있다.


문제는 돼지고기 가격은 수요 상승으로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물가협회 조사에 따르면 5월 생활물가는 전월 대비 0.9% 하락했지만 돼지고기는 10% 넘게 올랐다.


돼지고기는 생산량 감소에도 소비침체 영향으로 가격 약세가 이어졌으나 5월 들어 연휴가 이어지고 행락 수요가 증가 하면서 삼겹살과 앞다리살이 전월 대비 각각 0.3%, 11.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생산자물가지수에서도 돼지고기 가격은 5.3% 오르면서 전체 축산물 상승분(1.6%)보다 5배가까이 올랐다. 농산물(-4.9%), 수산물(-4.2%)은 하락세를 보였다.


한은 경제통계국 유성욱 물가통계팀장은 “농림수산품은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이 수요 증가로 올랐지만, 풋고추나 오이 등 채소류는 생육 여건 개선과 출하지 확대 등으로 출하량이 늘어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돼지 사육 주기상 생산량 감소 시기까지 맞물릴 경우 가파른 가격 급등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돼지고기 공급은 기본적으로 계절의 영향을 받는데, 돼지의 번식 주기에 따라 통상 여름에 공급이 줄어들고 겨울에 늘어난다.


돼지는 임신기간 4개월과 성장 기간 6개월 등 임신에서 도축까지 대략 10~11개월이 소요된다. 그런데 날씨가 더워지는 6~9월에는 모돈(어미 돼지)의 수태율(교배 성공률)이 떨어진다. 이때 수태된 자돈(새끼 돼지)의 출하 시기가 4월부터고, 이 시점부터 생산량이 급격히 줄기 시작하는 것이다.


당장 이달부터 공급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월 돼지 도축 마릿수는 156만~160만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170만마리)보다 줄어들고, 수입량 역시 3만8000t 수준으로 지난해(3만9000t)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돼지 수는 모돈 감소로 사육 마릿수가 감소하면서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돼지 생식기 호흡기 증후군(PRRS)과 돼지 유행성 설사병(PED) 등 돼지 소모성 질병 발생상황에 따라 도축 마릿수에 변동이 생길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발생한 ASF가 확산할 경우 돼지고기 수급에 곧바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정부는 ASF 발생지역의 오염 차단을 위해 철원군 소재 양돈농장과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8시부터 23일 오후 8시까지 48시간 동안은 인근 총 10개 시·군의 양돈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관계시설 종사자 및 차량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관계기관 및 지자체는 신속한 살처분, 정밀검사, 집중소독 등 방역 조치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며 “양돈농가에서는 농장 내·외부를 철저히 소독하고, 야생멧돼지 출몰지역 입산 자제, 축사 출입 시 장화 갈아신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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