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할수록 인기"…무순위 청약경쟁률 강세

  • 송고 2019.06.17 10:37
  • 수정 2019.06.17 17:16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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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민간분양 20개 단지 중 17개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더 높아

저렴한 분양가, 좋은 입지, 큰 단지 중심으로 무순위 경쟁 더 높아질 듯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정부 규제가 강한 곳일수록 무순위 청약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이 금융결제원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전국 무순위 청약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총 20개 단지 중 17개 단지에서 무순위 청약이 본 청약을 능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지난 2월부터 아파트 미분양·미계약분에 대한 청약 접수 및 입주자를 선정하는 방식이 사전(예약) 및 사후접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청약제도 변경 이후 이달 13일까지 전국에서 20개 민간분양단지가 아파트투유를 통해 사전 및 사후접수를 진행한 결과 3개 단지를 제외하고 모두 본 청약경쟁률보다 사전·사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전국에서 사전접수를 진행한 단지는 총 7개로 모두 본 청약경쟁률보다 무순위 경쟁률이 높았다.

사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단지는 지난 4월 분양한 '구리 한양수자인구리역'으로 사전에 4015명이 몰렸고 미계약·미분양 21가구가 발생해 191.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본 청약에는 94가구 모집에 990명이 청약해 평균 10.53대 1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처음 사전 무순위 분양한 '동대문 청량리역한양수자인192'도 사전 무순위 접수에 1만4376명이 청약을 신청했고 미계약분 399가구가 발생해 36.0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본 청약에서는 1046가구 모집에 4857명이 접수해 평균 4.64대 1을 기록했다.

1순위 마감된 '성북 롯데캐슬클라시아'는 사전에 2만9209명이 몰렸다. 지난 4일에 당첨자가 발표됐고 이날부터 계약이 진행된다. 계약 체결 결과에 따라 정확한 사전 무순위 청약경쟁률 확인이 가능한 가운데 본 청약 경쟁률이 32.64대 1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사전 무순위 청약경쟁률은 그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남 김해 '삼계두곡한라비발디센텀시티', 진주 '일진스위트포레강남'은 본 청약이 미달됐다.다만 2개 단지 역시 본 청약보다 사전에 청약접수를 진행한 청약자가 더 많았다.

사후 무순위 청약으로 진행한 13개 단지 중에서는 3개를 제외하고는 본 청약경쟁률보다 사후 청약경쟁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 3월 분양한 동대문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는 117가구 공급에 3636명이 몰려 31.08대 1을 나타냈다. 그 중 29가구가 잔여로 발생해 추가 접수를 진행한 결과 6197명이 사후 청약에 접수해 213.6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 '디에이치포레센트'도 본 청약경쟁률은 16.06대 1이었으나 잔여 20가구에 사후 2001명이 접수해 100.05대 1을 나타났다.

직방

직방

반면 단지규모가 작은 강서 '화곡한울에이치밸리움' A,B동은 본 청약에서 각각 3.16대 1, 3.63대 1, 동대문 '답십리엘림퍼스트'는 2.4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청약은 마감됐으나 미계약 잔여분이 대량 발생했고 사후 청약 접수에는 본 청약보다 적은 청약자들이 참여하면서 사후 청약경쟁률은 본 청약 경쟁률보다 낮게 나타났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접수 가능하고 추첨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주택자도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본 청약보다 경쟁이 더 치열한 상황이다.

일각에서 가점 등을 잘못 계산했거나 중도금·잔금 등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발생한 부적격자 자리를 현금부자들이 차지한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무순위 예비당첨자 비율을 80%에서 500%로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분양가와 경기 침체, 9.13대책 후속으로 강화된 청약조건, 대출규제 등이 겹치면서 본 청약에 나섰던 실수요자 중에서도 계약을 진행하지 못하거나 부적격자가 되면서 미계약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분양가가 시세 대비 저렴하거나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 규모가 큰 단지 중심으로 사전·사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더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쟁률이 높은 인기 단지라도 막무가내식의 청약 참여보다는 공개된 다양한 정보의 입지분석, 분양가격 분석 등을 꼼꼼하게 따져 제도를 잘 활용하는 것이 내집 마련의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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