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개든 서울 집값 바닥론…"근거 빈약한 추론일 뿐“

  • 송고 2019.06.10 13:32
  • 수정 2019.06.10 15:45
  • 김재환 기자 (jeje@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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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동향·시장동향지표 뜯어보자 여전한 시장 침체

상승 조짐이라던 통계에 "집값 오를 것" 응답 3% 뿐

최근 '집값이 바닥을 찍고 다시 오를 기미가 보인다'는 일각의 기대감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시세 동향이나 매수심리 및 거래량 추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과일 뿐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집값 바닥론' 보도에서 인용한 통계를 뜯어본 결과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3%에 불과한 등 허점이 많았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주택가 전경ⓒEBN 김재환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주택가 전경ⓒEBN 김재환 기자

10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제기된 '집값 바닥론'의 근거가 빈약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 활성화 조짐을 내다보는 집값 바닥론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줄어들고 매수심리·매매전망지수·거래량이 소폭 개선된 점 등을 근거로 한다.

특히 KB국민은행이 서울 부동산 중개업소 10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부동산 시장동향지표(시장 선행지수)가 최근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집값 바닥론의 주요 골자다.

집값 상승 또는 하락 예상 비율을 설문한 지난달 '매매전망지수'를 보면 전월 대비 1.6p 개선된 85.2를 기록했다. 매수자와 매도자 수를 조사한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3일 기준 전주 대비 0.06p 올라간 46.9로 나타났다.

감정원 주간통계 기준 지난해 11월 이후 30주 연속 떨어진 서울 아파트값의 하락폭은 지난 4월 1일 -0.08%에서 이달 7일 -0.02%까지 둔화됐다. 거래량은 지난 1월 1862건에서 3월 1774건으로 떨어졌다가 5월 3035건으로 반등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제는 찔끔 개선된 부동산 시장 진단 지표를 '상승 조짐'으로 곧장 연결하는 논리 비약이다. 지표들을 뜯어보면 오히려 심각히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통계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달 매수우위지수 수치는 설문조사에 부동산 중개업소 중 56.5%가 "매도자가 많다"고 답하고 단 3.4%만 "매수자가 많다"고 응답한 결과다.

또 시세 전망을 묻는 매매전망지수 조사 응답률에서도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이 30.7%였고 "보합"이 65.3%,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은 단 3%에 그쳤다.

KB국민은행 관계자도 "(바닥론은) 최근 계속 (부동산 시장동향 지표가) 떨어지고 있던 추세에서 살짝 반등했다는 점을 고려한 것 같은데 단정짓기 어려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매수우위지수 추이는 중개업자 입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를 0부터 200까지 표현한 수치다. 이 지수는

매수우위지수 추이는 중개업자 입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를 0부터 200까지 표현한 수치다. 이 지수는 "매수자 많음" 비중에서 "매도자 많음" 비중을 뺀 후 100을 더해 계산한다.ⓒKB국민은행 통계 가공

거래량 회복세 역시 집값이 바닥을 찍은 후 올라가려는 낌새로 보기에 무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수치는 최근 침체기와 비교했을 때 회복된 수준일 뿐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비해 여전히 저조한 모습인 탓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5월 5455건과 6월 5750건, 7월 5508건 등 올해 5월 대비 40% 이상 많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거래량 매수심리 등 최근 일부분 상승했지만 지난해 비슷한 시기와 비교했을 때 시장상황이 반전된다고 해석할 만한 여지는 없다"며 "앞으로 집값이 크게 떨어질 거라고 보긴 어렵지만 보합 이상의 상승세는 정부의 강력한 시장규제 등을 고려했을 때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A 대학 교수는 "예정된 공급량도 많고 대출규제도 막힌 데다 경기회복 기대감도 없는 상황인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리라 기대하는 건 지나친 분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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