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클라우드 시장 노리는 구글…구글세 논란 재부상

  • 송고 2019.04.11 14:13
  • 수정 2019.04.11 14:13
  •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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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 공식화…"올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 원년"

작년 클라우드 전담법인 따로 세워…유튜브 수익 등 과세회피 논란

구글이 내년 초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구글세' 논란이재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클라우드 사업만 전담하는 '구글클라우드코리아'를 세운 바 있다.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올해부터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과실은 취하면서도, 별도법인을 통해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세금만 납부하고 유튜브 등으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에 대한 세금은 피하려는 복안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 클라우드 NEXT '19'를 열고 내년 초 한국에 신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리전(region)을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고 직접 운영하는 곳을 리전(지역)으로 구분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구글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구글이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올해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 클라우드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사업자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지난 2016년, 2017년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개설한 바 있다.

올해 한국 클라우드 시장은 규모가 큰 금융, 공공부문 시장이 개방된다. 또한 삼성, LG,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들도 클라우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올해 5G(5세대이동통신)가 본격 상용화되면서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콘텐츠와 게임 시장 등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클라우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작년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조원으로 추정된다. 금융, 공공부문 수요 증가 등으로 오는 2021년에는 3조4000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원년이라고 볼 수 있다"며 "기업은 물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클라우드 전환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연합뉴스TV 캡처

지난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연합뉴스TV 캡처

내년 초 구글의 데이터센터가 문을 열면 그동안 구글이 피해왔던 '구글세' 논란이 다시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구글은 한국에 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구글플레이와 유튜브 등의 영업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둔다면 이를 '고정사업장'으로 간주, 과세의 근거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구글이 구글코리아와 별도의 법인인 '구글클라우드코리아'를 설립한 것을 두고 세금회피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작년 10월 개정된 외부감사법에 따르면 올해 11월부터 유한회사여도 매출 500억원 이상의 법인은 외부감사를 받아야 한다. 구글코리아가 클라우드 사업을 직접 운영하고 데이터센터를 고정사업장으로 본다면 구글은 외부감사와 실적 공개를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구글이 클라우드 사업만 따로 전담하는 구글클라우드코리아를 세워 클라우드 사업과 유튜브 등 다른 사업을 분리, 클라우드 사업에 대해서만 실적 공개와 세금납부를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구글은 국내에서 유튜브, 구글플레이 등으로 매년 3조~5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매출이 구글코리아가 아닌 싱가포르법인으로 귀속돼 국내에서 세금은 200억~500억원 가량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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