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교보러버스' 카카오톡 이모티콘ⓒ카카오 이모티콘샵 캡처

어렵고 딱딱한 이미지로 여겨졌던 금융업권이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제작, 소비자들의 카카오톡 채팅창을 다채롭게 채우고 있다. 금융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허물어 고객저변 확대는 물론 브랜드 인지도를 확고히 할 수 있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2030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새 디지털 캐릭터 '교보러버스'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선착순 10만명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치며 카카오톡 플러스친구가 11월 초 1만5000여명에서 이날 기준 8만명으로 한 달 반 만에 5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무료로 배포하는 상품일지라도 '실용성'을 추구하는 2030 젊은층들에게 실제로 관심을 얻지 못했었더라면 달성하지 못할 수치였다는 분석이다.

교보러버스는 신라시대 금관 장식물 곡옥(曲玉)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새싹과 열매를 상징하는 '곡옥'에서 생명과 희망의 소중함을 담았다. 교보생명 초성(ㄱ·ㅂ·ㅅ·ㅁ)을 원색 계열의 간결한 형태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밝고 화려한 원색과 고무처럼 둥글게 부푼 고무의 질감을 잘 표현해 귀여움을 이끌어낸 디자인 등이 인기 요인으로 평가된다.

교보생명은 디지털 캐릭터를 활용해 고객 상담과 평생든든서비스, 사회공헌활동, 신규서비스 안내 등 서비스 전반을 보다 친근하게 소개할 계획이다. 교보러버스 덕에 5배 규모로 늘어난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는 회사의 주요한 디지털 채널로 기능할 전망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젊고 참신한 이미지로 고객들과 친밀하게 소통하기 위해 만든 캐릭터에 고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냈고, 더 다양한 접점에서 고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NH농협손해보험 '왕구' 카카오톡 이모티콘 관련 프로모션 게시물ⓒNH농협손해보험 페이스북 캡처

NH농협손해보험은 자체 캐릭터 '왕구'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배포하는 이벤트 물량이 두 차례에 걸쳐 조기 소진됐다.

농협손보는 지난 10월 15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채널에서 농협손해보험을 검색해 친구를 맺으면 캐릭터 이모티콘을 내려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펼쳤다. 하루 만에 전량인 4만4000여개가 소진됐다. 같은 달 22일 4만여개를 추가 배포하는 2차 이벤트는 사흘만인 25일에 물량이 모두 동이 났다.

왕구 이모티콘 인증샷 이벤트 등 프로모션 영상은 조회수가 각각 7만3000건, 3만건을 돌파하는 등 소비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농협손보 페이스북 담당자는 "뜨거운 관심으로 NH농협손해보험 캐릭터 이모티콘이 조기 소진됐다"고 알렸다.

농협손보는 농협은행 및 지역농협을 통해 주로 상품을 판매해 농업인 등의 지역 기반 고객이 많다. 이 같은 캐릭터 마케팅으로 고객층을 전 연령대로 다변화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펼치며 농협손보는 '젊은 보험사'로 변신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 로그인부터 전자서명까지 가능한 바이오인증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농협손보가 보험업계 최초다.

보험업권뿐 아니라 카드업계도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로 홍보효과를 배가하려는 전략이다. 우리카드는 자체 제작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정석프렌즈' 출시를 기념해 이달 31일까지 플러스 친구 추가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내 카카오톡에서 우리카드를 검색해 신규 추가하면 정석프렌즈 이모티콘을 받을 수 있다.

우리카드는 올해 대표상품 '카드의정석' 시리즈 흥행을 이어가며 출시 9개월 만에 200만좌 발급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를 기념한 이모티콘 출시로 흥행세에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월평균 22억건이 발신되고 매월 2700만명이 사용한다. 전 세대를 아울러 보편적인 의사소통수단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TV광고가 도달하지 못하는 소비자 영역을 채우는 확실한 대안 중 하나가 카카오톡 이모티콘인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7 캐릭터 산업백서'에서 "캐릭터는 친근함과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해 줌으로써 소비자의 호감도를 상승시켜 제품구매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며 "광고모델로 톱모델 기용 후 브랜드 홍보 및 매출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모델의 사고나 스캔들이 일어날 경우 자사 이미지와 곧바로 연결될 수 있으나 캐릭터는 비용 측면에서 모델 기용의 단발성을 극복하고 큰 위험요인이 따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지속적으로 회사를 노출시키며 국가와 세대를 아우르는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캐릭터의 장점으로 기존 캐릭터 활용을 넘어서 마케팅을 위해 자체 캐릭터를 제작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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