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한전선 힘 초고압케이블 "불량 용납 못해"

  • 송고 2018.12.05 12:10
  • 수정 2018.12.06 09:43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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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공장 제조공정 통합 후 초고압케이블 생산성 43% 증가

500KV급 초고압케이블 국내 개발, 2011년 해외 첫 수출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대한전선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대한전선

"확인하고 확인하라 그리고 또 확인하라."(최진용 대한전선 대표)

대한전선의 주력 생산제품인 초고압케이블 공장 벽면에 붙어있는 이 문구는 최 대표가 평소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다.

"불량은 만들지도, 문밖에 나가지도 않도록 한다"는 '완벽품질'을 추구하는 구호도 눈에 들어온다. 100년을 바라보는 전선명가 대한전선의 뚝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지난 3일 찾은 대한전선 당진공장. 당진공장은 전세계 전선공장 중 단일 규모 최대의 위용을 자랑한다. 이곳에서는 초고압케이블을 주로 생산한다. 연간 생산능력 2만9220톤. 세계최대 규모다.

지난 2011년 경기 안양에서 충남 당진으로 초고압케이블 등 생산기지를 통합한 이후 생산성이 43% 증가했다.

대한전선 구리선 제조공정.ⓒ대한전선

대한전선 구리선 제조공정.ⓒ대한전선

500KV(킬로볼트)급 초고압케이블은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대한전선은 2010년 국내 최초로 500KV 초고압케이블을 개발·생산하고 2011년 수출했다. 500KV 초고압케이블은 현재까지 상용화된 지중케이블로는 최고 전압에 해당한다.

당진공장의 생산은 케이블 생산 중 첫 번째 단계인 구리선을 뽑아내는 것부터 초고압케이블 생산 등 마지막 단계까지 한 곳에서 가능하다. 민경훈 대한전선 대리는 "경기 안양 등에 흩어져 있던 공장을 당진으로 모은 뒤 생산성을 43%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먼저 방문한 구리선 제조공장(소재공장). 국내외에서 수입한 구리동판을 용광로에 넣어 8mm 이상 굵기의 구리선을 뽑아내는 곳이다. 용광로의 최대 온도는 1000도에 달한다. 권순현 대한전선 소재생산팀 과장은 "생산된 구리선은 국내 내수는 물론 동남아시아에 수출한다"고 말했다.

1차 생산된 구리선은 이후 여러가닥을 모아 새끼줄을 꼬는 것처럼 여러 번 꼬는 연선 공정을 거친다.

연선을 통해 만들어진 도체는 부채꼴 모양이 된다. 이 부채꼴의 도체를 여러 개 합친 후에는 다시 원형으로 꼬아주는 연합 공정을 거친다.

이후 피복을 입히는 절연, 절연체를 꼬아 주는 연합 작업 등을 거쳐 완성품이 된다. 각 공정마다 불량 방지 시스템도 갖추고 있으며 안전한 제품을 출하하기 위해 모든 제품을 전수 조사한다.

마지막 방문한 50층 높이의 VCV(Vertical Continuous Vulcanizing·수직연속압출시스템) 타워는 초고압케이블에 피복을 입히는 절연작업이 한창이었다.

ⓒ대한전선

ⓒ대한전선

민경훈 대리는 "전선회사들 대부분 타워를 보유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한전선의 타워는 50층 높이로 세계에서도 가장 높으며 타워가 높을수록 휘어짐을 최소화하고 부산물을 많이 제거해 양질의 전선을 빠르게 많이 뽑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력을 이용한 과학적 시스템이다. 타워의 높이가 생산기업의 파워와 비례한다 할 수 있다. 때문에 대한전선은 생산량 기준 초고압케이블 부문에서 '빅5'안에 든다. 각종 호재가 맞물리면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니 역시 기대되는 상황이다.

앞서 최진용 대표는 올해 창립 63주년을 맞아 '중장기 경영 계획 V2025(Vision 2025)'를 발표했다.

초고압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확대해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적용하고 접목해 사업화하기로 했다. 또 5G에 발맞춰 수요가 많은 광통신 제품과 산업용 특수선을 전략 제품으로 내세웠다.

이 분야에 대해 개발과 투자를 집중적으로 진행해 제품을 다변화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남북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북한 전력망, 통신망 등 인프라스트럭처 확충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대한 사업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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