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실체없는 주식 거래 체결…시스템 난맥상

  • 송고 2018.04.06 17:09
  • 수정 2018.04.06 18:00
  •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 url
    복사

매도수량은 501만2000주 2000억원대…장중 한때 10%때 급락

실체없는 유령주식 장내 거래되기까지 아무런 제동 장치 없어

ⓒ삼성증권

ⓒ삼성증권

삼성증권이 희대의 주문 실수로 500만주가 시장에 풀렸다. 빠른 수습으로 삼성증권의 피해 액수는 크지 않을 전망이나 사실상 없는 주식이 시장에 나와 거래가 체결되는데도 아무런 제재 장치가 없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삼성증권은 우리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총 28억원의 배당금 대신 28억주 가량의 주식을 실수로 입금했다. 1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이 돼야하는데 1주당 1000주가 지급된 것이다. 전날 종가(3만9800) 기준으로 하면 1주만 가지고 있어도 3980만원이 입금된 셈이다.

작년말 기준 삼성증권 우리사주조합 주식은 총 283만1620주(지분율 3.17%)다. 이날 오전 일부 직원들이 주문 실수가 공지되기 전 물량을 시장에 내놓는 바람에 삼성증권은 장중 한때 10% 넘게 급락했다. 이날 삼성증권은 3.64% 하락한 3만83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매도된 물량은 잘못 입력됐던 주식 수의 0.18%로 매도 수량은 501만2000주로 파악됐다. 2000억원 규모다. 이는 삼성증권이 다시 매수를 해야한다.

회사가 상황 파악 후 잘못 입력됐던 주식 입고 수량을 즉시 정상화하면서 실제로 출회된 물량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실제 주식이 아니라 전산상의 수치로, 미발행주식 매도나 마찬가지여서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자사주를 전부 삼성생명에 넘기면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가 없는 상태다.

삼성증권은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도한 물량만큼을 증권 유관기관에서 대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즉 결제일 전까지 주식을 빌려 결제일에 맞춰 거래를 체결하는 방식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물량은 모두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결제 불이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주식 매도 주체가 삼성증권 임직원인 만큼 회사의 이미지와 신뢰도에도 치명타가 됐다.

삼성증권 직원들이 전산상으로 지급된 주식임을 알고도 매도해 차익실현을 했고 실제 거래가 체결되기까지 아무런 감시나 제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시스템상 허점도 드러났다.

또 주식거래 규정상 매도한 금액은 이틀 뒤에 입금되지만 이를 담보로 매각 자금을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 한번에 인출 가능 금액은 최대 5억원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선 장중 급락으로 손실을 본 일반 투자자들이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있고, 급락하는 동안 재빠르게 매수한 기관도 있어 파장이 어마어마하다"며 "매도된 유령 주식을 삼성증권이 다시 사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급등 가능성도 나오는만큼 세력들의 먹잇감이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